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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책·꽃 안산다…"사치 같아요"
책·꽃 소비 급감…월평균 실질 도서 구입비 2만원 미만
2015-06-28 10:00:00 2015-06-28 10:00:00
경기 불황 속 책이나 꽃의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소득은 제자리 걸음인데, 책이나 꽃을 살 여윳돈이 없기 때문이다.
 
28일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명목 도서 구입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감소한 2만2123원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질 도서 구입비는 1만87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나 감소한 수치다. 한 가구당 책 소비에 월 2만원도 안 쓴다는 얘기다.
 
가구당 월평균 실질 도서구입비가 월 2만원 이하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011년부터 4년 연속 감소하면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온라인에서의 서적 소비도 크게 줄었다. 통계청의 '1분기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1분기 서적부문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31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나 줄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급등세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꽃 소비도 마찬가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2005년에 2만870원이었던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2010년 1만6098원, 2013년 1만4452원으로 8년새 31% 줄었다.
 
꽃 소비가 줄면서 같은 기간 국내 화훼 생산액도 1조105억원에서 7368억원으로 줄었다. 화훼 농가 수도 1만2859호에서 9147호로 감소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꽃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화훼·인삼·녹차의 소비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꽃을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다'는 응답이 3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오모씨(32)는 "경기 불황 속 월급은 그대로인데 책이나 꽃을 사기가 부담스럽다"며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사치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책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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