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한국외환은행지부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노조사무실에서 쟁의행위 관련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5일 2015년 산별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과반의 찬성이 나오면 총파업을 포함한 각종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사진/뉴스1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임금 인상 요구에도 은행권은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신규채용 확대로 노동시장 불균형을 해소하고 조직 내 인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피크제나 성과연봉제 등 쉽게 구조조정 할 수 있는 수단을 도입하는 데만 적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은행권의 임금체계 개편 움직임에 반발하며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36개 산하 지부 조합원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이날 총파업을 위한 노조원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오후 6시 마감되는 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이 결정되면 은행권은 지난해 9월에 이어 2년째 연속 총파업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금융노조가 파업 절차에 돌입하는 것은 금융산업 사용자협의회와의 산별교섭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사용자협의회는 은행 및 금융 유관기관 사용자를 대표하는 금융권 사용자단체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사용자협의회에서는 올해 산별교섭에서 임금 동결과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금융노조에 제안했으나 금융노조는 6% 임금인상과 성과 연봉제 도입 반대로 맞서고 있다.
사측은 임금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청년실업 등 노동시장 불균형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정부의 임금 인상론에 대해 금융권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것이기도 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내수 회복을 위해서는 임금이 적정 수준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은행 사측 관계자는 "삼성 등 대기업들도 고통분담차원에서 이미 임금 동결을 결정했다"며 "신규 채용 확대 등 금융사가 책임져야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은행의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사측과 노조 요구안의 중간 수준인 2% 중반~3%대에서 최종적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면 임금을 동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매년 교섭 과정에서 기싸움이 벌이는데 사용자나 노조 모두 최종 합의를 위한 명분을 쌓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파업 여파 역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금융노조는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14년 만의 총파업을 실시했으나 참석율이 저조했다. 정부의 공기업 복지혜택 축소에 대한 반발이 이유였으며 이로 인해 금융공기업 직원들만 주로 참석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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