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4 지방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것에 불만을 품고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부위원장인 이노근 의원을 비방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혐의로 기소된 권문용(72·
사진) 전 강남구청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전 청장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노근 의원은 향후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바 없고 법정에서 '차기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있다'고 진술하긴 했지만, 현재 국회의원 신분이라는 사정만으로 앞으로 2년여가 남은 차기 선거에 출마할 것이 예정돼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선거법상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객관적 징표가 없는 경우에도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모두 형법상 명예훼손 보다 법정형이 높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경우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전송한 문자메시지 내용은 2년여가 남은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기보다는 이 의원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강조하고 공천심사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의미로 낙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 전 구청장은 지난 4월 새누리당 서울시당 공천심사에서 최종 탈락하자 자신의 공천을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이 의원에게 앙심을 품고 노원구 주민 및 당원 3만4000여명에게 허위문자를 발송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권씨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고 재판부는 "허위사실을 문자로 보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경제관료 출신인 권씨는 1995년부터 2006년까지 강남구청장을 세 번 지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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