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미국의 금리인상과 자산 배분 전략
2015-06-05 06:00:00 2015-06-05 06:00:00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디플레이션의 극복을 위해 양적 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국가마다 양적완화 시기와 경제 회복 속도의 차이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국가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시대가 시작됐다.
 
이런 시대에는 투자자금에 이동에 의해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유동성 시장이 형성된다. 그리고 경기가 개선되는 국가부터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 시장으로 전환이 일어나며, 국가별로 시차를 두고 긴축정책도 시작하게 된다.
 
현 시점은 아직 글로벌 유동성 시장이 진행되고 있고 점차 인플레이션 시장으로 시장의 축이 옮겨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미국의 경기지표가 좋게 발표되면 주가가 빠지는 현상이 아직은 유동성 시장임을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발표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대로 노동 지표, 인플레이션 지표 등 각종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미국은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의 시행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현상인 채권의 하락(금리 상승)과 원자재의 반등(물가 상승)이 나타나기도 했다.
 
선진 금융 시장의 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근거한 전략적인 자산 배분을 통해 경제 발전에 대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보다 더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한다. 국내 시장도 저금리 기조로 자산배분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 자산의 예를 들면 주가수익비율(PER)이 10인 주식은 현재 시가총액의 회사를 회사의 이익으로 재매수하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의미로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가 가능하다.
 
더 쉬운 예를 들면 기업이 시가 총액 대비 3%를 배당하는데 금리가 1.75%라면 주식 투자의 매력은 높다. 제로금리에 가까운 선진국들이 낮은 금리를 활용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나 배당의 자산을 매입하는 캐리 트레이드도 이러한 자산배분전략에 근거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 시장 상황에서 자산배분은 어떤 방식을 가져가야 할 것인가? 최초의 자산배분 전략은 위험자산 투자의 비중 결정이다. 일단 가장 큰 이슈인 미국의 금리인상은 긴축 발작(유동성의 급격한 축소)이 발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시키려고 계획하고 있다. 먼저 미국의 금리인상이 빠르게 다른 국가의 긴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은 양적 완화를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도 아직 국채 매입 축소 등 테이퍼링을 실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도 유동성 충격이 적은 베이비스텝으로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자산 간 비중 조절이다. 유동성 시장에서는 채권 가격과 주식의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양적 완화로 돈을 풀고 기준금리를 내리면 경기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시장에서는 채권의 가격과 주식의 가격은 대부분 반대로 움직인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올리기 때문이고 반대로 이야기해도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 정책을 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는 채권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과 원자재 등 경기 관련 자산으로 이동되기도 한다. 또한 주식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지난 2006년, 2007년 시장과 같이 소비재보다 산업재의 상승 폭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향후 시장에서 자산배분을 위해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지표들이 있다. 단기적으로 지금은 그 힘이 많이 소멸됐지만 지난해 최고의 주목을 받은 미국 달러의 가격이다. 환율은 국가 간의 경제 차이를 대표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의 속도를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채권의 가격을 통해 미국 금리 인상 속도와 인플레이션 시장으로의 전이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의 제조업 지표를 통한 중국 경기의 턴어라운드를 지켜봐야 한다. 유동성 시장의 키는 미국에 있었지만 인플레이션 시장의 키는 중국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어디로 갈지는 알 수 없지만 시장 상황에 근거한 자산 배분은 가능하다. 전 세계 경제를 믿는다면 채권보다는 주식이나 부동산, 원자재의 비중을 높이고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의 비중을 높이는 인플레이션 시장에 근거한 자산 배분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정기환 하나대투증권 분당중앙지점 VIP PB(프라이빗 뱅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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