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금융경제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습니다. 경제기사를 읽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진짜 필요한 실물 경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아 '몰라서'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는 금융경제라는 복잡하고 낯선 영역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20년 역사를 가진 한국은행 금요강좌가 있습니다. 통화정책, 경제전망, 금융안정 등 경제 및 금융 각 분야의 주제를 기본지식 뿐 아니라 관련정책까지 아우르는 깊이있는 교육인데요. 이 강좌는 400여석 강의 자리가 10분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하기 어려운 여러분들을 위해 경제기자가 직접 수업을 듣고, 생생한 강의 현장을 전달해드립니다>
세계 40여개국 400여개 매장에 15만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가구기업, 작년 우리나라 광명시에 진출하면서 가구시장을 들썩이게 한 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를 키운 도시는 어디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큰 기업 '이케아'를 지휘하는 중심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정도는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 기업의 모태는 인구가 8000명밖에 되지 않는 스웨덴 남부의 작은 도시 알름훌트이다.
이 도시는 척박한 자연환경과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꼽는 농업도시였다. 이케아는 가난한 농부들에게 가구를 팔기 위해 조립식 가구를 만들었고, 인구 밀도가 낮다는 점을 이용해 쇼핑부터 놀이, 식사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케아는 근검절약 농업도시인 알름훌트 특성의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실용적인 디자인과 거품을 뺀 검소한 가구로 '심플하고 검소한 라이프스타일'의 독특한 이케아 기업 문화를 창조해낸 것이다.
세계적 기업 스타벅스의 본사도 뉴욕이나 LA가 아닌 작은 도시 시애틀이다. 이 도시의 주민들은 춥고 비가 많이 오는 날씨 때문에 까페와 여유를 즐기며 살았다.
스타벅스는 시애틀의 커피문화를 받아들여 세계 최대 기업으로 키워냈다. 만약 스타벅스가 시애틀의 커피문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크게 성장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뿐 아니다. 나이키의 본사도 작은 도시 포클랜드에 있고, 홀푸드마켓은 오스틴에 있다. 이처럼 세계적 기업이 상대적으로 작은 도시에서 시작해 성공한 사례들이 많다. 그렇다면, 한국의 작은 도시는 어떨까?
지난 22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제 611회 한은금요강좌에서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작은 도시 큰 기업'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모종린 교수는 "세계적으로 성장한 큰 기업을 키우는 작은 도시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했다"며 "서울집중 문제가 심각한 한국에서 지역에서도 기업을 우리가 키울 수 있을지 여부가 지역발전에 중요한 주제"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성공한 도시의 공통점은 도시마다 고유한 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토대로 개방적이고,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우리나라 작은 도시의 현 주소는 각 지역이 특색을 잃고, 전 도시가 서울화돼 산업 생태계로서 기능도 못할 뿐 아니라 독자적인 사업기반도 없다.
다행히 변화의 조짐은 보이기 시작했다.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요구가 커지며 탈서울, 제주이민, 귀농귀촌 등에 관심이 커진 것. 최근 10년 사이에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비율이 24%에서 16%로 줄었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모 교수는 한국의 지역문화를 살린 비즈니스 모델로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를 꼽았다.
우리나라에서 작은 도시 큰 기업이 생긴다면 제주도가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이니스프리가 선두에 나선 셈이다. 이니스프리는 모든 재료가 제주에서 나온다는 특징을 활용한다. 건강, 향장, 가든닝을 모토로 제주미를 지역가치로 키워 새로운 사업을 개발했다.
그러나 다른 세계적 기업처럼 제주 주민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그나마 이니스프리가 작은 도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각 도시가 갖고 있는 고유의 문화와 특색, 장점을 잘 활용해 새로운 산업발전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종린 교수는 이날 강의를 마치며 "제조업 시대에는 모든 자원이 한곳에 집중돼도 성장할 수 있었지만 탈산업화 사회에서는 지역적 편중이 바람직하지 않고, 폐해도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와 대기업 주최가 아니라 각 개인이 주변을 관심있게 보고 그 지역 특색을 토대로 과감한 창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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