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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청문회' 3가지 관전 포인트
병역면제·전관예우·이념 편향…황 “청문회에서 말하겠다”
2015-05-25 13:53:00 2015-05-25 13:53:46
청와대가 26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하면서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정국이 시작됐다.
 
현 정부 들어 6번째 총리 후보자인 황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이완구 전 총리 사퇴의사 표명 이후 한 달 간의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은 이미 황 내정자에 대해 ‘부적격’ 결론을 내리고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황 내정자에게 제기된 주요 쟁점은 ▲병역면제 의혹 ▲전관예우 의혹 ▲정치·역사·종교 등 이념 편향성 논란 등등이다. 대부분 지난 2013년 3월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제기된 내용들로 황 내정자가 일단 한 번은 통과한 내용이기에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그러나 당시 황 내정자의 청문회 통과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후보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자 등의 ‘무더기 낙마사태’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장관청문회와 총리청문회는 여론 관심의 집중도가 다르기에 통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우선 병역면제와 관련해 황 내정자는 1977년∼1979년 성균관대를 다니며 징병검사를 연기했고, 1980년 7월 두드러기 피부질환인 ‘만성 담마진’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는다. 그리고는 이듬해인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야당에서는 만성 담마진으로 지난 10년 동안 병역 면제를 받은 사람은 365만 명 중 단 4명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즉 군복무를 못할 정도로 병세가 심했는데 어떻게 사법시험은 합격했냐는 것이다. 이에 황 내정자는 앞선 장관청문회에서 “1977년부터 1994년까지 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했다”고 해명했지만 관련 진료기록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전관예우 문제도 쟁점이다. 황 내정자는 지난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그 해 9월부터 1년5개월 동안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근무하며 15억9000여만 원을 수수했다. 한 달 평균 9355만원을 받은 셈이다.
 
논란이 일자 황 후보자는 장관청문회에서 “어려운 분들에게 큰 위화감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며 “받은 급여가 적절하게 사회에 봉사하는 일에 충분히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기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장관 취임 이후 총재산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재산 변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기부 약속’을 지켰는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정치·역사·종교 등 이념 편향성 논란이다. 황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내며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손꼽혀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공안총리’ 등장을 우려하고 있다. 또 2009년 저서 ‘집회시위법 해설서’에서 4·19 혁명을 ‘혼란’,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해 역사관 논란도 있다.
 
여기에 과거 전도사로 활동할 정도로 독실한 침례교 신자인 그가 2012년 출간한 또 다른 저서 ‘교회와 법 이야기’에서 ‘사회법이 교회법보다 우선 적용돼 아쉽다’, ‘교회 사역자의 사택에 재산세를 과세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 등 특정종교에 치우쳐 국민통합에 어울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외에도 황 내정자가 법무부 장관 시절 처리했던 각종 사건들,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와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비선실세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최근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정치적 논쟁도 청문회장에서 여야간 거세게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이러한 논란들에 대해 황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자세한 내용을 소상하게 말하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현직 법무부 장관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황 내정자는 당분간 정부 과천 청사와 총리 내정자 사무실을 오가며 법무부 업무와 인사청문회 준비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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