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X이 왜 상위 5% 생활을 하느냐" "거지같은 집에 살던 거지같은 X이 하녀 노릇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A씨는 남편 B씨로부터 상습적인 폭언을 들으며 살았다. B씨는 주 2~3회 술을 마신 뒤 늦게 귀가했고, A씨 앞에서도 유흥업소 여자들과 거리낌없이 전화 통화를 했다. A씨는 '유흥업소 여자들과 연락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가 뺨을 맞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2년 처음 만났다. A씨가 운영하는 카페에 B씨가 손님으로 거의 매일 찾아오면서 둘은 친해졌고, 2003년 3월경부터 교제하다가 결국 임신까지 하게됐다. 아이를 둔 유부남이었던 B씨는 같은해 8월 협의 이혼하고 A씨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동거 생활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던 A씨가 근처 바에서 술을 마시는 데 아이를 데려간 것을 목격한 B씨는 그 자리에서 뺨을 때리고 미성년자를 출입시켰다며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
또 술먹고 주사를 부린다는 이유로 A씨를 밀어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가슴부위를 걷어차는 일도 있었다. 이를 지켜본 아이의 신고로 B씨는 경찰서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들은 아이가 열살 남짓 되도록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 B씨는 A씨의 학벌과 집안, 경제력을 탓했다. 이른바 'SKY' 출신인 B씨는 대학 시간강사나 국제연합 산하기구에서 3년 정도 일했지만 동거 기간 대부분을 특별한 직업 없이 부모로부터 월 300만원씩 받아 생활비와 유흥비를 충당했다.
B씨는 2013년 4월부터는 A씨에게 주던 생활비도 끊었다. 결국 A씨는 같은해 7월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위자료 청구소송을 내고 아이와 함께 집을 나와 별거를 시작했다.
서울가정법원은 B씨가 A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과 재산분할로 3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A씨에게 과거 양육비 1500만원과 장래 양육비 월 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재판부는 "아이를 두고 있으면서도 학벌, 집안 등을 이유로 인격적으로 무시하면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가부장적 태도로 자신의 뜻대로만 통제하려고 했다"면서 "수시로 폭언을 행사하고 성의껏 부양하지 않았으며, 지나친 음주와 유흥업소 출입으로 갈등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또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 A씨는 사실혼 이전에 모아둔 돈과 카페, 아파트를 처분한 돈으로 생활비 상당 부분을 부담했다"며 "B씨의 부동산 등 재산의 30%를 줘야한다"고 판결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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