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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혜택으론 부족"···은행들, 계좌이동제 대응 고심
"장기적금 수수료 우대, 지방은행 고금리만 못해"
2015-05-18 14:44:40 2015-05-18 14:44:40
◇오는 9월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사진은 서울 한 은행의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오는 9월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이 기존 고객에게 통합 포인트를 비롯한 장기적금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고객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지주는 계열사 통합 등급제도인 ‘KB스타클럽’의 우대혜택 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계열사 거래 포인트를 한번에 적립할 수 있는 'NH올원카드'를 출시했다.
 
우리은행(000030)은 주거래 고객에게 월 최대 15회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상품 패키지를 내놨다. 기업은행(024110)의 경우는 매년 만기가 자동으로 연장되는 최장 21년 만기 상품을 출시하며 장기고객화를 꾀하고 있다.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은행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때 기존 계좌에 연결된 각종 공과금이나 급여이체 등의 내역을 별도 신청 없이 이전할 수 있다.
 
고객들이 주거래 은행을 옮기기가 쉬워져 은행들 입장에서는 고객 이탈의 위기이자 고객 뺏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수수료 혜택, 통합 포인트로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면 고금리를 주는 지방은행에 고객들이 원정을 갈 필요 없게 된다"며 "대형은행으로선 그대로 고객 유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유인책으로는 고금리 상품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계좌이동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내 대형은행들도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지난 2013년 9월 신계좌이동제 발표 이후 올해 3월까지 175만건의 계좌이동이 일어났다.
 
이 중 중소형은행인 산탄데르와 할리팍스 등은 고금리와 캐시백, 현금 지원 등 고강도 인센티브를 제공해 각각 17만 계좌, 15만 계좌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은행인 바클레이스는 지난해 한 해 동안 8만 계좌가 순유출됐고, 또 다른 대형은행인 로이즈는 5만 계좌, 낫웨스트는 7만 계좌가 빠져나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의 주거래은행 변경 의지가 상당하다"며 "영국 은행들의 대응을 벤치마킹해 신규고객 확보 및 기존고객 이탈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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