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와 산하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보다 다소 높은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생활임금법)'이 지난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생활임금이란 대도시 노동자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누리고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최저임금 이상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제도다.
생활임금은 매년 최저임금과 물가수준, 도시형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이같은 법 개정안이 내달 6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경우 각 지자체는 공공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적정임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이에 따라 각 지자체 산하기관 등에서 일하는 계약직 노동자들이 우선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을 발의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에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며 “저소득 노동자의 최소한의 기본생활 유지를 위해 생활임금법이 국회 환노위 문턱을 넘은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생활임금법은 현재 광역단체로는 서울시가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기초단체로는 서울시 성북구, 은평구, 노원구를 비롯한 수도권 8개 지자체에서 조례 형태로 이미 시행 중에 있다. 또 전주시 등 20개 지자체가 올 하반기 및 내년 시행을 전제로 조례제정을 완료했거나 입법예고 중이다.
현재 서울시가 책정한 적정 생활임금은 올해 기준으로 시급 6687원으로 최저임금 5580원 보다 20% 높다.
성북구와 노원구는 각각 7150원을 도입해 지자체 중에서 가장 높았고 경기도가 6810원, 광진구가 6758원, 은평구가 6394원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노동정책과 관계자는 "서울의 물가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반영해 노동자들의 인간적 문화적 기본생활 유지가 가능하도록 최저 임금보다 높은 생활임금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생활임금제는 소득주도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며 장기침체 구간에 들어선 한국경제에 대안적 정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형 수출주도의 경제발전 대신 가계의 소득을 높이고 분배를 제대로해 소비를 늘리자는 것이 소득주도성장론의 골자다.
실제 생활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성북구의 경우 노동자들의 노동 대가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고 서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생활임금제가 소득주도의 경기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최저생계비가 현재 저임금과 소득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기에 역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생활임금이 이를 극복할 중요한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생활임금제 도입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부산시의 경우 생활임금제가 최저임금제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과 지방자치법 등 상위법에 저촉돼 법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로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등 반대에 나서고 있다.
또 이 법이 최저임금제를 훼손시킬 뿐 아니라 특정 법인이나 단체에만 적용된다면 다른 노동자 간 형평성 시비가 불거지고 이는 노사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주민 부담만 늘어나는 등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향후 각 지자체가 생활임금 조례와 관련해 어떻게 논의를 구체화할지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가 6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생활임금 지원 대상 근로자 범위를 기존 도 본청에서 도 출자·출연기관까지 확대하기로 한 경기도 연정 제6차 실행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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