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박근혜 대통령, 외교가 국민보다 중요할까
세월호 1주기 겹치는 데다 '성완종 스캔들'로 국정 마비도 우려
2015-04-15 15:16:08 2015-04-15 15:16:08
[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놓고 여론의 눈총이 따갑다. 첫 순방지인 콜롬비아로 떠나는 날이 하필이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4월 16일이다.
 
더 큰 문제는 국정공백이다. 헌법상 대통령 직무대행 1순위인 이완구 국무총리는 ‘성완종 스캔들’에 휩싸여 퇴진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2순위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6일부터 이틀 간 미국에 머문다.
 
콜롬비아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순방 일정을 짠 박 대통령의 ‘세심한’ 배려로 대한민국의 국정이 마비되게 생겼다.
 
그나마도 콜롬비아 측에선 당초 15~17일을 제시했는데, 세월호 1주기를 고려해 최대한 늦춘 일정이 16일 오후라는 것이 청와대의 해명이다.
 
하지만 국민 정서와 국내 정세를 고려할 때 이번 순방 일정은 ‘외교 무능’의 결정체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박 대통령은 순방 일정 조율에도 실패했고, 국정공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이같은 시기와 이 총리의 상황을 고려했다면 최소한 최 부총리만큼은 국내에 남겨뒀어야 했다.
 
보다 본질적인 의문은 ‘국민을 외면하면서까지 꼭 16일에 순방길에 올라야 했을까’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의 기대효과로 ▲교역기반 확충 및 인적 교류 확대 ▲우리 기업의 진출 계기 마련 ▲중소·중견기업을 협력주체로 확대 ▲협력 분야 및 방식 다양화 ▲한류와 문화 확산 및 창조경제 모델 수출 등을 제시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만큼이나 추상적인 데다, 시기적으로 급박한 현안도 아니다.
 
오히려 이번 순방은 청와대가 강제성이 없는 각종 MOU(양해각서) 체결을 엄청난 성과인 양 과시했던 과거 순방보다도 명분이 떨어진다.
 
출범 후 2년 2개월여. 그나마 박 대통령이 유일하게 잘했다고 평가받았던 분야가 외교다. 하지만 국운이 걸린 문제가 아니고서야 국민보다 중요한 외교가 있을까. 또 국민을 외면하고 강행한 외교에서도 그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 한다면, 그때에도 과연 ‘박 대통령이 외교 하나만큼은 잘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21일 저녁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기춘 비서실장 등과 함께 공항을 나서고 있다(자료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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