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처방'에 그친 연말정산 보완대책
평균 9만원 돌려주며 화난 민심 달래기 급급
기재부 "추계 문제 없어" vs. 연맹 "복잡한 추계로 은폐"
"자본·근로소득 간 형평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2015-04-07 10:00:00 2015-04-07 13:13:08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정부가 두 달만에 내놓은 연말정산 보완대책이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큰 쟁점만 건드리는 등 소극적인 수준에 그쳐 두 번째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정계와 시민단체 등이 제시한 과표구간 세분화, 자영업자 과표양성화, 자본소득세 인상 등 다양한 대안이 보완대책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화난 민심 달래기에 급급해 평균 9만원씩 환급해주는 수준의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세재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무너졌다.
 
우선 이번 연말정산 보완대책은 조세정의를 위한 근본적인 처방은 빠진 채 ▲자녀세액공제 확대 및 출산·입양세액공제 신설 ▲연금저축 및 장애인전용 보장성보험 세액공제율 인상 ▲근로소득세액공제 확대 등 큰 논란을 부른 설계 헛점을 뜯어 고치는 수준에서 일단락됐다.
 
더구나 연말정산 보완대책의 후속조치로 나온 맞춤형 원천징수제 역시 '조삼모사'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맞춤형 원천징수제는 납세자가 원천징수율 80%, 100%, 120% 중 하나를 선택해, 조금 내고 조금 돌려 받거나 많이 내고 많이 돌려 받을지 여부를 스스로 고를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다.
 
그러나 어느 징수율을 선택하느냐와 관계 없이 세부담은 같다. 제도 도입에 따라 연말정산 시스템의 복잡화, 행정비용의 증가 등이 수반될 것으로 예견되지만, 기재부는 이와 관련해서도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제도 도입으로 인해 달라질 연말정산 절차나 행정비용 증가분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대신 "크게 복잡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료=기획재정부)
 
기재부와 납세자연맹 간 추계를 둘러싼 이견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당초 추계가 틀렸다는 납세자연맹의 지적에 대해 기재부는 "추계는 맞으나 이례적인 사례가 반영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문창용 세제실장은 "기본적으로 분석결과는 종전과 비슷했지만, 세부담이 늘어난 55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기존 발표에 따라 이번 보완대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의 약속 때문에 손 대기야 했지만, 틀린 것이 없고 시간이 부족하니 조금 다듬는 선에서 일단락 짓자는 식이다.
 
이에 납세자연맹은 기재부의 보완대책을 조목조목 꼬집으며 비판에 나섰다. 연맹은 "당초 기재부의 세법개정 논리와 세수추계 방식이 모두 부실했기 때문에 이번에 내놓은 보완책 역시 앞뒤가 맞지 않고, 기재부는 여전히 복잡한 세법 뒤에 숨어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하다"고 각을 세웠다.
 
연맹은 특히 5500만원 초과 근로소득자들은 증세를 비껴갈 수 없다는 기재부의 인식을 문제 삼고 "자본소득과 근로소득의 형평성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중상위 근로소득자들 간의 증세와 감세는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기재부가 처음부터 연봉 5500만 원 이하 근로자에게는 증세하지 않도록 세법을 설계했다면, 국민이 국가를 불신하고 세법이 한층 복잡해지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없었을 것"이라며 "증세가 필요하다면 꼼수를 쓰지 말고 국민의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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