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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쓰나미' 일본 직구족 '급증'
50만원 짜리 미용제품 일본선 '15만원'
유통업계, 일본産 가격 '인하'·인기 브랜드 '수입'
2015-03-09 16:27:33 2015-03-09 16:27:34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워킹맘 A씨(38·여)는 평소 백화점에서 19만원대에 구매하던 일본 명품브랜드 에센스를 인터넷을 통해 13만원에 구매했다. 직구사이트를 통해 매번 6만원을 절약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주문과정이 번거롭고 배송도 며칠을 기다려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망설였지만 절약액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 하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화장품 뿐만 아니라 기저귀, 그릇 등 생활용품까지 구매하며 직구 재미에 빠져 있다.
 
#대학생 B씨(24·여)는 콘텍트렌즈 가격 때문에 부담을 느끼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일본 직구사이트를 알게 됐다. 아큐브 일회용 렌즈 90개들이 2팩이 1만980엔, 우리 돈으로 10만원 에 불과했다. 국내 가격(27만원)과 무려 17만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배송비를 감안하고라도 이제부터는 무조건 직구를 이용할 생각이다. 
 
엔저현상이 심화되면서 일본 해외직구족이 급증하는 추세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일본기업과 브랜드의 국내 침투까지 가속화되면서 국내 유통업계는 엔저 역풍을 맞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10월 1000원대에서 가파른 하락세를 타면서 900원 초반대까지 내려 앉았다. 9일 기준 환율은 100엔당 약 918원 선이다. 지난해 말 91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6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최근 몇 달간 가파른 엔화약세가 진행되면서 일본산 제품들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는 국내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9일 해외 배송대행 전문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 1∼2월 일본 직구 배송대행은 약 1만8000여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0% 넘게 증가했다.  이에따라 전체 배송대행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3.8%에서 4.6%로  높아졌다.
 
◇(자료=몰테일)
 
몰테일 관계자는 "일본직구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엔저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가격 뿐 아니라 배송기간도 유럽, 미국보다 짧다는 장점도 있어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엔저 열풍이 거세지면서 심지어 일본으로 직접 떠나는 '원정 직구족'까지 생겨나고 있을정도다. 일본과 가까운 부산항에서 여객선을 이용해 1박2일, 2박3일의 초단기 일정으로 아예 쇼핑만을 위해 출국하는 경우도 많아지고있다.
 
환불이나 반품이 어려워 온라인 상으로 구매를 꺼려했던는 소비자들이나 고가의 상품군을 구입하는 경우,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 있는 원정직구를 택한다는 것.
 
특히 결혼시즌이 다가오면서 혼수나 예물을 장만하기 위해 일본행을 택하는 신혼부부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명품 가방, 고급 시계, 카메라 등은 원정 직구족들의 인기 품목 리스트에 올라 있는 제품들이다.
 
엔화가 워낙 떨어지다보니 왕복 여객선 비용과 식비를 제외하더라도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단기 일정으로 홍콩 쇼핑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 수요가 일본으로 많이 넘어가고 있다"며 "가깝다는 장점 외에도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월등히 메리트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업체들도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직구족들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며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일본산 제품 판매가를 내리거나 인기 브랜드의 경우, 국내에 직접 들여와 판매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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