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진웅섭 금감원장(사진)이 부원장 전원 교체에 이어 부원장보급 임원에 대한 대폭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는 가운데 진 원장을 둘러싼 인물 지형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진 원장은 부원장보직 9명 중 권인원·김진수·허창언·최진영 등 4명을 물러나도록 하고, 부원장보에서 부원장으로 승진한 박세춘·이동엽 부원장의 빈자리를 포함해 모두 6명의 부원장보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부원장보 승진 후보자는 양현근 기획조정국장, 권순찬 기획검사국장, 이상구 총무국장, 김영기 감독총괄국장, 조두영 특별조사국장, 박희춘 회계감독1국장 등이다. 이들 후보자에 대한 공식 임명은 청와대 검증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진 원장의 인사스타일을 보면, 우선 화려한 스펙보다 능력과 평판 위주의 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부원장 인사는 학벌보다 조용하지만 능력있는 인물 위주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임명된 서태종 수석부원장(전남대), 박세춘 부원장(영남대), 이동엽 부원장(충남대) 모두 소위 명문대 출신이 아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원장 인사는) 학벌 위주가 아닌 평판과 실력, 도덕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을 뽑은 것 같다"면서 "이런 부분은 금감원장이 높이 평가받을만한데 연말에 인사가 지연되다보니 부각이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공직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학벌주의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지만,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스펙파괴' 기조는 이번 부원장보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원장보 내정자로는 학벌을 파괴한 고졸 출신의 약진이 눈에 띈다. 양현근 기획조정국장과 김영기 감독총괄국장 모두 고졸이다. 양 후보자는 광주상고 졸업 후 한국은행에 입행했고, 김영기 후보자도 경북 안동상고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학벌이 좋은 인물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나머지 후보자로는 권순찬 기획검사국장(성균관대), 조두영 특별조사국장(연세대), 이상구 총무국장(한국외대), 박희춘 회계감독1국장(연세대) 등이 대상에 올랐다.
학연과 지연 관계로 얽힌 인사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인사에서 진 원장이 나온 건국대 출신은 한명도 없었고, 출신 지역도 진 원장과 같은 서울은 조두영 부원장보 내정자 1명 뿐이었다. 이외에는 광주, 대전, 경기도, 충남 경북, 전남 출신으로 지역별로 다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 원장이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의 '유능제강'이란 사자성어를 강조했는데, 후속 인사는 이처럼 조용한 가운데 무리하지 않고 일하는 그저 업무에 맞는 적임자 위주의 인사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취임 이후 줄곧 조용한 행보를 이어온 진 원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피천득님이 되고 싶어했던 무음의 플루트 연주자'가 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조용히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로 진 원장의 남은 향후 인사 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진 원장의 인사 성향을 두고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부원장보의 임기 3년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직자들의 유관기관과 협회, 금융사 취업이 제한돼 재취업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정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오는 3월 31일부터는 취업제한 기간이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될 예정이어서 재취업에 대한 고심이 더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에 부원장보직에서 퇴임한 사람 중에는 평판과 능력이 좋은 사람도 있었는데 인사라는 게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이런 저런 불만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대규모 인사가 연이어 이뤄지다보니 사실상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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