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2014 문화예술교육 국제 심포지엄'이 17일 한국언론진흥재단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덴마크, 싱가포르 등의 발표자가 참석해 문화예술교육에서 ‘공간’의 활용과 확장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서영길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교육과장은 축사를 통해 “공간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공간을 연계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문화예술교육 공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한 단계 발전되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공간은 하드웨어 아닌 ‘미디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먼저 조주연 사회적기업 티팟 대표가 발제자로 나서 ‘공간이 교육을 바꾼다’는 주제로 한국 문화예술교육 공간의 활용과 확장의 흐름, 새로운 시도에 대해 조망했다.
조 대표는 “한국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지난 10년 동안 큰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까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공간’에 대해 새로 정의하거나 정책으로 담아낼 여유가 없었다”면서 “현재까지는 공간을 단순한 물질적인 공간으로 간주하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다 포함한 커뮤니티로 바라보거나 혹은 이 둘 사이 어딘가에서 어정쩡하게 바라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의 ‘소호마을대동제’와 ‘지역옛길 복원’ 사업, 성북구의 ‘함께 사는 성북마을문화학교’와 ‘사랑샘교실’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커뮤니티 만들기’와 ‘지속하기’에 초점을 거둔 이 일련의 사업들은 마을을 신뢰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큰 정책적 흐름에 맞추는 방향으로 가다보니 각자 사업마다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간을 둘러싼 혁신적 실천의 예로 조 대표는 ‘동대문청년커뮤니티’가 기획, 운영하는 ‘동대문옥상낙원, DRP’ 프로젝트와 서울시 신청사의 시티갤러리 사례를 꼽았다. 아울러 “공간을 하드웨어가 아니라 우리가 총체적으로 경험하는 미디어이기 때문에 융합적인 차원에서 어떤 활동들의 개념을 함께 경험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주체의 자발성을 북돋아주는 현장으로서의 공간을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정부 차원 기술투자 ‘인상적’
이날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디지털 기술 활용 사례를 비롯해 덴마크 보른홀름 시민학교의 문화예술교육 시스템, 싱가포르의 문화예술 커뮤니티 공간 ‘노드’ 등 해외 사례가 상세히 소개됐다. 건강상 이유로 발표자가 불참했지만 독일의 문화예술교육 현황과 공간도 요약, 소개됐다.
이중 눈에 띈 것은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러닝’이었다. 브리짓 반 로이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아동.가족 및 창의학습부서장은 이 자리에서 오페라하우스의 쌍방향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활용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러닝’은 학교 교실과 오페라하우스를 광대역 통신망으로 연결해 사회자의 진행 아래 실시간으로 투어하고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3년 전부터 시작됐다.
브리짓 반 로이벤 부서장은 “실제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올 수 없는 학생들이 공간을 라이브로 둘러 볼 수 있도록 하고 공연을 스트리밍으로 보여주며 인터랙티브 워크숍과 교사양성 프로그램도 진행한다”면서“기존의 프로그램 없애는 게 아니라 기술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 로이벤 부서장은 “화상회의가 모든 교실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연방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아 광대역 네트워크를 활용했으며 현재 소외계층 가정에도 생중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본질적 목표 수립 및 다양한 파트너십 필요
발표가 끝나고 정연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진흥본부장이 좌장으로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심포지엄 제목에 포함된 단어인 공간의 ‘확장’과 ‘활용’에 대해 우선 언급했다. 이 소장은 “공간의 확장이란 물리적 면적의 확장이 아닌 가치의 확장, 내면적 확장이라는 게 발표자들의 사례 공유로 명확해졌다”며 “공간의 활용이라는 것도 이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지향을 하는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는 데 작동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적인 목표가 다시 설정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소장은 “문화예술교육에 일자리, 문화복지 등 너무 많은 것을 섞지 말고 문화예술교육 자체를 봐야 한다”면서 “문화예술교육의 목표는 사람을 바꾸고 변하게 하는 주체를 형성하는 것 아닌가. 목표가 공유돼야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정 토론자인 김정희 경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디지털 공간, 싱가포르는 기숙학교라는 공간 개념이 등장했는데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면서 “공통점은 교육목표가 소통과 공감이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주의 경우 어떻게 하면 수혜자 범위를 넓힐 수 있을까 고민한 것 같다"고 평가하며 "진정성 있는 교육에 대한 체계적 접근, 진지한 탐구를 바탕으로 교육자와 수혜자가 동등한 위치에 있도록 하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의와 관련해 정연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진흥본부장은 "'누가 공간 안에서 소통을 이끌고 문화를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자발성의 문제를 정책의 화두로 던진 심포지엄"이라고 평가하며 "민과 관의 다양한 파트너십, 협력의 제도화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새 지평을 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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