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간첩 어떻게 잡느냐"..직파간첩 무죄 판결에 항소
2014-09-06 06:15:31 2014-09-06 06:19:48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북한 보위사령부 직파간첩' 혐의로 기소된 홍모(41)씨에 대해 5일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검찰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김우수)는 이날 오전 목적수행·간첩·특수잠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홍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홍씨는 2012년 5월 보위부 공작원으로 선발된 뒤 다음해 6월 북·중 접경지대에서 탈북 브로커를 유인해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잡입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선고 전까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피의자신문조서 대부분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고 변론재개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정원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명예회복이 필요한 검찰 입장에서 피고인에게 또 무죄가 선고될 경우 비판 여론이 끓어오를 것이 자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홍씨가 국가정보원 중앙합동심문센터(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작성한 자필진술서와 국정원과 검찰 조사 뒤 작성한 신문조서 등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합심센터에서 조사가 진행될 때부터 사실상 '피의자' 신분임에도 '진술거부권'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증거증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할 유일한 증거인 동생 가려씨의 진술도 같은 이유로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 바 있다.
 
검찰은 이같은 판결에 반발하며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즉시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별도의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고 수사팀 내부 논의를 거쳐 항소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윤웅걸 3차장검사는 브리핑을 열고 강한 어조로 법원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차장검사는 "수 차례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했고, 고지가 반복되자 피의자가 '알고 있으니 넘어가자'고 먼저 말했다"면서 "조사 뒤 조서를 출력해 피의자가 확인하며 (오해가 없도록) 잘못된 부분을 직접 수기로 수정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의 실체에 눈 감은 채 '무죄를 위한 무죄'를 내린 것이 아닌가 이해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반 형사범에 비해 안보 사범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데 우린 간첩 더 어떻게 잡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항소심에서 다툴 만한 부분이 충분하다. 재판부가 지적한 영상녹화물 외에 다른 객관적 방법을 통해 홍씨의 (본래) 진술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은 국정원 합심센터의 조사는 정식 수사가 아니라 행정절차기 때문에 권리를 고지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합심센터에서부터 간첩 의심 든다고 바로 구속해 수사하는 것은 오히려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법원의 엄격한 절차를 알기 때문에 수사과정에서 더 적법절차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이후 법원이 (공안사건의) 자백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에 나섰다"며 법원의 판단을 높이 평가했다.
 
민변은 "국정원은 합심센터 심문은 사실상 수사이기 때문에 변호인 고지권이나 진술 거부권 등 피의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며 "독방에 장기간 강압적으로 이뤄지는 합심센터 조사는 사실상 고문이자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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