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새 야구장 입지 변경..앞으로의 변수는
2014-09-05 10:37:53 2014-09-05 10:42:15
◇안상수 창원시장. (사진=이준혁 기자)
 
[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창원지역 새 야구장의 입지가 육군대학 터(창원시 진해구 여좌동)에서 현재 NC가 사용 중인 마산야구장 인근의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됐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4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창원시 신축야구장의 입지로 옛 육군대학 터(진해구 여좌동) 대신 마산종합운동장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13년 1월30일 옛 육군대학 터로의 입지발표 후 많은 논란을 야기했던 창원시 새 야구장 입지는 야구장 사용자인 야구계의 다수가 원하는 마산 양덕동 입지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결코 논란의 끝이 아니다. 창원시는 진해 서부지역 주민들의 상실감을 달래줘야 하고, 구장 건립 사업을 일시 중단했던 NC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전격적인 기자회견..지역 반발은 계속
 
4일 기자회견은 창원시청 담당 기자들도 사전인지가 되지 않았을 정도로 갑작스레 실시됐다. 기자회견 1시간을 앞두고 그 사실이 공표됐고, 오전 10시30분이라는 구체적인 시각과 발표자가 안상수 창원시장이라는 것도 급히 알려졌다. 
 
다만 창원시는 공식 발표 이전에도 직·간접적으로 신축 야구장 입지 변경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 왔다.
 
최근 시는 옛 육군대학 터 일대에 첨단산학연구단지를 조성하려 한다고 밝혔고, 지난 2일에는 이전(신설) 대상 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 및 한국기계연구원 산하의 재료연구소 등과 양해각서(MOU)를 서로 교환했다. 캠퍼스 시설 확장이 불가피한 의창구 두대동 소재 문성대학과 사전 교감을 나눴다는 것도 언론을 통해 알려진 상황이다.
 
뉴스토마토는 지난달 25일 기사(창원시 야구장 갈등, 이제는 끝 보인다. 다음주 공식발표)를 통해 이번주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임을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추석연휴를 이틀 앞둔 4일 오전 창원시는 안상수 시장이 직접 나서서 신축 야구장 입지 변경에 대해서 확정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직후 진해구가 지역구인 김성찬 국회의원은 격앙된 표정으로 시청을 방문해 안 시장에게 항의의 의사를 표했다. 
 
이후 취재진이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행정신뢰를 일방적으로 파기한데 대해선 안 시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 사과와 별개로 응당 책임이 따를 것"이라며 "진해 주민에게 사과해야 하고, 현실성 있는 육군대학(터) 발전 계획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이미 진해의 정치권과 여론 주도층은 야구장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수차례 개최했다. 기자회견 하루 전 날인 3일에도 창원시청 앞 공간에서 400여명 정도 주민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릴레이 1인 시위'는 전부터 진행 중이다.
 
◇김성찬 국회의원. (사진=이준혁 기자)
 
◇새 야구장 입지가 마산으로 바뀐 이유는
 
창원시는 그동안 진해구 육군대학 입지의 정당성과 경제적 이점을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결국에는 NC가 희망했던 양덕동의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했다. 이같은 결정을 이끈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창원시장의 의지 변화가 꼽힌다. 박완수 전 시장이 수많은 사람의 반발에도 진해를 끝까지 고수한 반면 안상수 현 시장은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지역 관계자 다수가 "안상수 시장은 6.4지방선거 당시부터 야구장 입지 변화를 염두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실시된 신규 야구장 후보지 조사에서 진해 육군대학 터는 전체 11위에 불과했고 진해구 내 후보지 중에도 선두에 오르지 못했다. 교통의 불편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체육시설이 새롭게 들어설 수는 있지만 프로야구장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야구계가 강력히 반대하는 가운데 중앙정부조차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마쳐야 하는데 국토교통부가 NC와의 사전협의를 조건으로 내걸었고, 지방재정투융자심사 주체인 기획재정부도 NC와의 합의를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NC를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이 잇따라 생겨난 것도 구단의 요구가 설득력을 가지게 된 결정적 원인이 됐다.
 
이는 안 시장이 발표한 기자회견 담화문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안 시장은 "시는 NC 구단와 수 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나 NC는 7월15일 서면을 통해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새 야구장 입지를 변경해 달라는 최종 입장을 창원시에 전달했다. 그리고 그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울산, 성남, 포항 등지로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집권당 대표를 역임한 거물정치인 출신인 안 시장 입장으로서도 진해 육군대학 입지는 실효성이 없는 곳이다. 실사용자는 물론 대다수의 시민이 반대하고 입지 타당성조차 떨어지며 중앙정부 또한 의문을 품는 곳이었다.
 
게다가 NC가 연고를 변경할 경우 몰려올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안 시장이 담화문에서 언급한 대로 '창원시의 브랜드 가치 추락', '대외적 신뢰성 상실', '투자유치 및 관광산업 활성화의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자명했다. 기계·소재 중심의 공업도시로서 앞으로의 차세대 먹거리를 준비해야하는 창원시 입장에선 전국적 이슈로 떠오른 이번 사태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결국 안 시장 체제의 새로운 창원시는 진해구 일부 세력의 반대를 무릅쓰고 입지의 변경을 강행했다.
 
◇박완수 전 시장의 재임 당시에 야구장 입지로 선정된 진해구 여좌동 일대 옛 육군대학 터 전경. (사진제공=창원시)
 
◇NC-창원시 협약은 어떻게 될까
 
NC와 창원시는 야구단 유치 당시 체결한 협약이 있다. 구장 건설을 포함해 NC에 대한 지원 방법이 포함된 이 협약은 변경체결이 불가피하다. 일단 협약에 적힌 당초의 신축 야구장 건립 기한을 맞출 방법이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시장은 "NC 구단과 체결한 당시 야구단 유치 협약과 관련 법령의 범위 내에서 상세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며 "협약을 무효화할 수는 없고 조정해야 할 사안은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당초 세간에서 예상한 기존 협약의 무효화와 신규 협약의 체결은 아니다. 기존 협약의 변경 체결인 만큼 큰 틀은 그대로 계속 유지될 것이 유력하다.
 
가장 민감한 부분은 공사비의 분담 여부다. 과거 박완수 전 시장 체제의 창원시는 NC를 유치하며 모기업 엔씨소프트에 야구장 건립 비용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안 시장은 구장 건립 관련 비용 일부를 NC 계열에 부담시키려고 한다.
 
마산종합운동장 입지를 활용할 경우 토지 비용부담이 없기 때문에 야구장 건립에는 1000억원 전후가 필요할 전망이다. 마산과 유사하게 '기존야구장 존치-종합운동장 부지 활용'을 택한 광주가 그랬고, 안 시장도 기자회견에서 육군대학 부지의 구장 건립비(당초 1100억원 추산)와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의 건립비에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간 대형체육시설 신축 건립사례를 보면 1000억 원을 기준으로 국비는 300억원, 도(경남도)비 및 시(창원시)비 합산이 700억원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는 700억원 가량인 지방 투자액에 대해 NC가 일부 부담하길 바라는 모습이다. 세부적인 조건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구단 모기업인 기아자동차가 3분의 1가량 건설 비용을 분담한 광주의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논란은 불가피하다. NC는 구장 건립비용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약속에 따라 창원에 왔기 때문이다.
 
NC가 설계과정에 일부 참여하거나, 구장건설을 위한 해외 컨설팅 대행을 주선할 가능성은 있다. 체육 시설이 완공된 이후 구단 차원에서 리모델링이 불가피했던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건설 초기부터 구단이 관련 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직접 설계에 참여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래봤자 총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문제는 구장 건립비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시공 비용도 NC에 전가할 때다. 아직 상세협약을 맺지 않은 상황에서 시는 이런 내용을 협약에 포함하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창원시와 NC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에 큰 산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모처럼 평온해진 창원시와 NC의 관계가 계속 이어질지 야구계와 지역사회는 지켜보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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