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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포커스)송혜교·김혜수, 같은 대처-다른 반응 왜?
2014-08-22 15:34:47 2014-08-22 15:39:02
◇배우 송혜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민감한 사안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대처를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최근 탈세 논란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배우 송혜교와 지난해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김혜수의 이야기다.
 
송혜교는 지난 21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의 언론 시사회에서 탈세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송혜교를 향한 비난 여론은 여전하다. 김혜수의 경우, 지난해 KBS 드라마 ‘직장의 신’의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공개 사과를 한 뒤 표절에 대한 논란을 말끔히 잠재웠다. 두 명의 톱여배우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180도 다른 이유가 뭘까.
 
◇사과 발언 뉘앙스의 차이.."몰랐다"와 "무조건 잘못했다"
 
송혜교는 ‘두근두근 내 인생’의 언론 시사회가 시작되기 전, 별도로 시간을 내서 무대에 올랐다. '직장의 신'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혜수 역시 같은 식으로 사과를 했다. 송혜교가 입고 등장한 검은색 톤의 차분한 의상과 굳은 표정도 김혜수와 닮은 꼴이었다. 그러나 사과 발언의 뉘앙스가 달랐다.
 
송혜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할 자리에 좋지 못한 이야기를 말하게 돼 송구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의 일은 어떤 이유로든 이해받기 힘든 나의 과오였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성실히 이행했어야 하는 행동이었는데 잘못을 저질렀다. 2년 전 갑자기 조사를 받게 됐고, 그 때 탈세를 알게 됐다. 즉시 실수를 바로 잡고자 했었다. 바로 세금을 완납했지만 이를 통해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이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송혜교는 국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사과를 했다. 그런데 송혜교의 사과는 "나는 탈세 사실을 몰랐다"는 점과 "잘못을 안 뒤엔 세금을 완납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반면 김혜수는 "미처 알지 못한 과거가 있었고, 문제가 됐다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얘기가 나왔을 때 무슨 내용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왜 그런 그런 문제가 불거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고, 잘못한 얘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면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송혜교의 발언과 달리, 김혜수의 발언은 "이유야 어찌됐든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란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김혜수가 공개 사과를 했을 당시 관계자들의 반응은 "역시 김혜수"였다. 김혜수가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다가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활동을 하며 쌓은 관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송혜교의 경우 바로 이 부분이 부족했고, 대중들에게 진심을 전하는 데 실패했다. 
 
◇'고작' 3년 세금이 25억원
 
탈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송혜교의 3년간 수입도 함께 공개가 됐다. 송혜교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약 137억원을 벌어들였다. 일반 직장인으로선 평생을 벌어도 벌기 힘든 금액이다. 송혜교가 탈루한 세금만 해도 약 25억원이었다.
 
그런데 송혜교는 "정말 이것만은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인데 욕심부리지 않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사는게 목표다. 모든 행복이 사라질 일이란걸 뻔히 아는데 고작 3년 세금을 덜 내고자 할 이유가 정말 없다. 이번만은 꼭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혜교가 말한 '고작 3년 세금'이 25억원이었다. 송혜교는 이 부분에서 대중들을 납득시키질 못했다. 3년 동안 '고작'이 아니라 '무려' 25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탈세에 대한 고의성이 보인다는 지적이다.
 
반면 김혜수는 “12년 전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하고 있을 당시 작성된 논문이었다. 불규칙한 일정 때문에 연기 외의 관심 분야에 접근하기 위해 특수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심도있게 학문을 연구하기 보다는 관심사의 폭을 넓히는 게 목적이라 졸업 논문도 학문적 성과보다는 형식적 과정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이 불찰이었다”고 했다.
 
김혜수의 경우, 논문 표절을 통해 특별한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 힘들다. 관심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김혜수는 표절 논란이 인 뒤 석사 학위를 반납했다.
 
◇이미지에 치명상..연기력으로 논란 불식시켜야
 
송혜교는 지난 1996년 CF 모델로 데뷔한 이후 깨끗하고 천사같은 이미지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제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송혜교는 여전히 그와 같은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로 드라마나 영화, CF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그런데 이제 천사같은 이미지만으로 연예 활동을 펼치기가 쉽지 않아졌다. 탈세 논란으로 인해 데뷔 후 20년 가까이 지켜온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 송혜교가 지난 2009년 모범 납세자 상을 받은 뒤 탈세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에서 대중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더욱 크다.
 
이런 상황에서 송혜교가 대중들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아 보인다. 연기자로서 대중들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연기자로서의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비롯한 다양한 차기작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한 연기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혜수는 지난해 오랜만의 TV 드라마 복귀작인 '직장의 신'의 방영을 앞두고 표절 논란에 휩싸이는 악재를 맞았다. 하지만 '직장의 신'에서 계약직 사원 미스김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혜수는 같은해 말에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까지 거머쥐었고, 경쟁력 있는 연기자로서 대중들에게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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