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위원장 "양보만 해왔다" 총파업 엄포
2014-08-13 15:11:36 2014-08-13 16:46:12
[부산=뉴스토마토 김영택·이충희기자] 고용환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위원장이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진전이 없을 경우 총파업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회사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지난 2년간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등 최대한 양보해 왔는데 회사 태도는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12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고용환 노조 위원장을 만났다.(사진=뉴스토마토)
 
◇"기본급 인상, 무리한 요구 아니다"
 
그는 사측이 변함없이 노조를 무시하는 태도의 이유로 지난 3월 단행된 희망퇴직과 강제 전환배치 등을 들었다. 르노삼성은 올 초부터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30여명의 인력을 명예퇴직시키는 한편, 정리해고 대상자 중 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들의 생산라인을 전환배치해 노조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고 위원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프로보 사장에게 말했던 일련의 강경발언도 가감없이 전햇다. 고 위원장의 이 같은 강경발언은 지난 2년간 르노삼성 근로자들이 양보한 임금 동결을 배경으로 한다. 지난 2010년부터 이어진 르노삼성자동차의 실적 부진 속에 르노그룹의 경영진은 2년간 기본급을 동결했고, 르노삼성 노동조합도 이를 받아들였다.
 
고 위원장은 "동료들의 반발에도 회사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했고, 내가 현장을 발로 뛰며 조합원들에 임금동결을 이해시켰다"며 "낮은 임금과 강한 노동강도, 사측이 조합원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안다면 (우리 행동을)절대 비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쟁취해야 요구안으로 기본급 인상을 꼽았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생산직의 기본급을 11만9760원 인상해 달라고 사측에 요구한 상황. 현대차 노조가 포함된 금속노조의 올해 기본급 인상 요구액은 15만9614원이다. 고 위원장은 "2년간 임금을 동결했음에도 우리의 올해 기본급 인상요구안은 금속노조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항변했다.
 
◇고용환 위원장(좌)과 김태현 수석부위원장(우).(사진=뉴스토마토)
 
◇"현대차, 결국 통상임금 확대 합의해 줄 것"
 
고용환 위원장은 올해 자신들의 임단협 요구안은 절대 터무니 없는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기장 승급을 정상적으로 실행해 달라는 우리의 요구에 회사가 경영상의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90명이 기장으로 승진한다고 해도 연간 소요되는 금액은 약 3억원에 불과하다"며 통계치를 제시한 뒤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지금까지 기장 승급이 이뤄지지 않았던 해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경쟁사에서 불붙고 있는 통상임금 논란에 르노삼성 노조는 법의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통상임금 관련 개별 소송건이 1심에 계류 중인데 판결이 확정된 뒤 협상의 방향을 잡겠다는 생각"이라며 "아무런 근거 없이 무조건 통상임금을 확대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종업계에서 쟁취한 통상임금 확대 건을 의식하는 발언도 쏟아냈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이미 통상임금 확대를 합의했고 현대차도 이것과 관련해 투쟁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면서 "결국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통상임금 확대를 합의해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 이유로 "기아차는 현대차와 달리 고정성을 결여시킬 상여금 세칙이 존재하지 않아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가 대법원의 해석과 일치한다"며 "동생은 해주고 형님은 안 해주겠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는 부산공장에서 13일과 14일 주·야 각 4시간씩 파업을 이어간다. 현재 노사 양측의 추가 교섭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어 노조의 전면파업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환 위원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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