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부호들)22.BYD 왕촨푸, 버핏도 인정한 '전기차 대왕'
버핏 투자로 中 최고 갑부 등극..BYD 주가 껑충
해외 사업에 속도..런던시와 전기 택시 공급 계약 체결
강인한 정신력..사업 부진 딛고 재시동
2014-06-30 10:00:00 2014-07-01 13:26:54
◇왕촨푸 비야디 회장(사진=바이두백과)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기업의 가치를 투자판단 기준으로 삼고 우량 기업의 주식을 사서 장기 보유하는 투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죠. 이러한 그가 애착을 갖는 회사는 항상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중국 배터리·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比亞迪, BYD) 역시 버핏이 2008년에 지분 10%를 매입한 이후 1년 새 주가가 7배 가까이 폭등했는데요. 당시 주가 상승과 함께 비야디의 창립자 왕촨푸(王傳福) 회장의 재산 역시 빠른 속도로 불어나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8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왕 회장의 재산이 버핏의 전폭적인 지지로 순식간에 51억달러까지 늘어났던 것입니다.
 
게다가 중국판 포브스, 후룬 리포트가 선정한 중국 부호 순위에서 103위에 머물렀던 왕 회장은 버핏 투자 이후 겨우 1년 만에 중국 최고 갑부에 등극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버핏의 관심을 끈 비야디만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도 해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경쟁에 뒤쳐지지 않고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위력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는 국제적 수준의 품질을 고수하되 중국인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왕 회장은 이 같은 경영전략을 기반으로 과거 소규모 배터리 생산업체에 지나지 않았던 비야디를 오늘날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로까지 키워나갔습니다.
 
비야디는 제너럴모터스(GM) 등과 같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처했던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는데요. 특히, 창립 후 5년 연속 100% 성장세를 유지한 끝에 2009년 중국 판매 순위 6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최근 비야디는 당당히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와의 전면전을 선포할 만큼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4년 안에 중국 현지에 전기차 제조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테슬라의 전기차는 부자들의 장난감에 불과하지만 비야디는 누구나 탈 수 있는 대중적인 모델로 승부를 걸 것"이라며 발끈한 것입니다.
 
비야디는 해외 사업에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 2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낫산자동차보다도 먼저 영국 런던시와 전기차 택시 공급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날 비야디의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10% 가까이 폭등해 또 한번 주목을 받기도 했죠.
 
게다가 비야디는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랜캐스터시에서 전기버스 'K9'을 처음 출시하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왕 회장이 항상 승승장구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비야디는 회사 실적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9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3년 동안 순익이 97%나 급감하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그간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딜러 모집 등에 따른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동화 대신 반자동화에만 크게 치중하던 그간의 생산방식에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왕 회장은 대량 생산에 따른 대규모 리콜 문제 등을 피하겠다며 기계보다는 값싼 중국의 노동력을 끌어들이는데 더 집중했는데요. 이는 오히려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높이면서 회사에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왕 회장은 3년 동안 조직과 딜러망을 재정비해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회사에서 대거 내보내며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킵니다.
 
비야디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2년 광둥성 선전시 시내에서 비야디의 E6 전기차 택시가 한 스포츠카와의 충돌로 불길에 휩싸여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당시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비야디의 매출도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도 왕 회장에게는 포기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강인함이 있었습니다. 사실 왕 회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불굴의 의지를 다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1966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3살 때 아버지가 돌연 세상을 떠난 데 이어 중학교 졸업시험 날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면서 극심한 생활고와 싸웠었는데요. 결국 그의 형은 학교까지 자퇴하고 형수와 함께 왕촨푸의 뒷바라지에 나서며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왕 회장은 우수한 성적으로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침착하게 학업에 전념했고, 결국 석사 학위까지 따게 됐습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종종 강조하는데요. 비야디가 극심한 판매 부진에 허덕였을 때도 결코 동요치 않고 가격 경쟁력이라는 반전 카드를 내세워 조용히 재기에 성공하는 침착함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비야디의 주력 모델인 F3은 도요타 코롤라의 복제품이 아니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절반 수준으로 낮춘 가격 덕분에 중국에서 한때 제일 많이 팔리는 승용차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비야디는 현재 가격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술력까지 갖춘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한 왕 회장은 종종 자신이 몰고 다니는 벤츠를 분해해 내부 부품들과 엔진을 연구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비야디는 작년에 순익이 580% 가까이 급증하고 주가 역시 85% 넘게 뛰는 저력을 다시 발휘했습니다. 또한 최근 왕 회장은 영국을 넘어서 폴란드, 홍콩, 우루과이 등에도 비야디의 전기차 택시·버스를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왕 회장의 사업이 대내외적으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전기차 업계에서 더 이상 경쟁자가 없을 만큼 BYD가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제는 전기차 대왕으로도 불리는 왕촨푸, 그는 BYD의 전기차가 전 세계 모든 도심을 누비고 다니는 그런 날을 꿈꾸며 오늘도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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