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부호들)17.웨이젠쥔, 자동차 왕국의 별이 되다
中 후룬연구소 '2013 중국 10대 혁신 기업가' 선정
'픽업트럭·SUV'로 중국 자동차 시장 블루오션 공략
"기술력은 생명"..'도요타생산방식' 학습에 집중
2014-05-12 10:00:00 2014-05-12 10:00:00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4 창청자동차 판매서비스 연례회의'에 참석한 웨이젠쥔 회장(사진=창청자동차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만큼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많이 가진 나라가 있을까요? 세계 최대 온천, 세계 최대 댐, 세계 최대 철도망 등. 넓은 땅덩이와 많은 인구로 규모면에서는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최근에는 경제력까지 더해지며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의 지위도 노리고 있는데요, 지난 2009년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자동차 시장의 전통 강자인 미국을 제친지 5년 만에 중국은 세계 최초로 판매량 2000만대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격전지가 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웨이젠쥔(魏建軍) 창청자동차 회장은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강자입니다.
 
작년에는 중국판 포브스라 불리는 후룬연구소의 '10대 혁신 기업인'에도 선정돼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리옌훙 바이두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기업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자산 규모 역시 515억위안(약 8조4800억원)으로 같은 해 후룬연구소의 100대 부호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 전통 갑부인 중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 인터넷 거물 마화텅 텐센트 CEO에 이어 4위에 오른 것입니다.
 
지난 2012년에는 상하이 A주 시장에서의 보유 주식 가치가 1년 새에 124억위안(약 2조400억원)이나 급증해 최대 승자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웨이젠쥔 회장의 성공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의 공세 속에서 경쟁력있는 로컬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면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약 20년만의 쾌거입니다.
 
만리장성을 뜻하는 '창청(長城)'이라는 사명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가 되겠다는 야심을 읽을 수 있는데요, 시작은 도산 직전의 작은 자동차 튜닝 공장이었습니다.
 
웨이젠쥔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픽업 트럭'을 접하게 됩니다.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로 출장을 다니며 중국에서는 생소한 픽업 트럭이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보고 잠재력을 간파한 것입니다.
 
그는 "자동차의 성능만 비슷하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픽업 트럭에 집중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승용차보다는 블루오션인 픽업 트럭이 리스크도 적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창청자동차는 10만위안 이하의 픽업 트럭을 대량으로 생산했고 곧바로 시장의 반응을 얻게 됩니다. 당시 수입 픽업 트럭 가격이 20만~30만위안 수준이었기 때문에 뛰어난 가성비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장청자동차의 다음 카드는 'SUV' 였습니다. 픽업 트럭으로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 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찾은 새로운 대안입니다.
 
창청자동차는 2002년 8만위안대의 SUV를 처음 출시하며 도시 소비자 공략을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SUV가 20만위안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틈새 시장이라 할 수 있는 10만위안 이하의 저가 시장을 개척한 것입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창청자동차는 SUV 출시 1년 만에 3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증시 상장 등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웨이젠쥔 회장의 또 다른 성공 열쇠는 기술력입니다.
 
그는 후발 주자로서의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가 생명이라고 굳게 믿었는데요. 그가 선택한 것은 가장 진화된 자동차 생산 시스템으로 평가받는 '도요타 생산방식(TPS)' 입니다. 효율적인 생산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웨이젠쥔 회장은 일본으로 출장을 갈 때마다 1만위안 상당의 서적을 사왔고, 자비를 들여 번역서를 만들고 직원들과 공유하며 TPS를 체득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간 1만대 정도에 그쳤던 생산 능력을 2년 사이에 4배나 끌어올렸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을 갖고있지 못한 기업들은 자존심이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일격했습니다. 자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서양 기업들에 의존하는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입니다.
 
웨이젠쥔 회장은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는 2020년까지 픽업 트럭과 SUV 시장에서 3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외국 브랜드에 비해 뒤지지 않는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자동차 산업에 종사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경쟁이 치열했던 시장인 만큼 성취감도 남다르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경쟁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성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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