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인사 태풍 불어닥치나.
주총을 앞두고 있는 한국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과 증권사들에 대규모 인사 태풍 회오리가 몰아닥칠 전망이다.
특히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본부장과 선물시장본부장, 사외이사에 대한 공모가 지난 16일 마감됨에 따라 후임 인선에 촉각이 곧두세워져 있다.
이번 거래소 신임본부장급 공모에는 약 10여명의 인사가 공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코스닥시장본부장에는 박상조 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시장본부장에는 당초 전영주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외부인사들이 대거 공모함에 따라 막판 관료 출신중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해 장기간 농성을 벌인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임원진에 대한 ‘낙하산 인사’도 수용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박홍수 노조위원장은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코스닥시장 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 본부장 자리에 외부인사가 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가 진정성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싶고 거래소 조직 내부의 꺼지지않는 개혁동력과 건설적 동반자가 되려 한다면 언제든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 노조는 내부선임은 선이고 외부영입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고유권한과 책임을 행사할 수 있고, 코스닥시장의 차별적 성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졌으며, 파생상품시장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인물을 새 본부장으로 선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노조의 입장변화는 오는 4월로 예정된 감사원 감사와 관련됐다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한편 이번 한국거래소 인사 결과는 인사추천위원회 회의를 거쳐 오는 30일 예정돼 있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이지만 일정이 빠듯하다는 지적에 따라 임시주총을 열어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도 올해 임기가 끝나거나 실적이 저조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중심으로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임기가 남아 있는 증권사들도 안심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 CEO는 강성두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장, 김명한 KB투자증권 사장, 정진호 푸르덴셜투자증권 사장,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 김한섭 KTB투자증권 사장 등이다.
농협 구조조정 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NH투자증권도 구조조정 여부에 따라 어떤 변화가 이뤄질지 촉각이 세워져 있다.
삼성증권은 그룹 재무통인 박준현 사장 체제가 안정권에 접어들며 자기 색깔을 확실히 드러낼 것이라는 분석이다.국내 대표 투자은행(IB)증권사로 도약하려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이 가속화할 전망이다.이를 위해 그동안 삼성전자의 입으로 불리던 주우식 부사장을 박대표 보좌역으로 선임해 글로벌증권사로의 도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도 노정남 사장의 증권업 노하우와 뛰어난 조직관리 역량으로 안정권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CEO가 바뀐 한화증권와 유진투자증권의 변모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최근 굿모닝신한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의 수장이 바뀐데 이어 KTB투자증권도 김한섭 사장이 물러나고 주 원 전 유진투자증권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했다.
이중 정진호푸르덴셜투자증권사장은 오는 6월 임기 만료이지만 임기가 1년으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무난히 재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르덴셜의 문화가 CEO를 잘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연임이 무난한다는 평가다.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 김명한 KB투자증권사장 등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지난해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만큼 교체 가능성이 적다는 후문이다.
한편 증권사들의 CEO임기 방식이 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과거처럼 3년 임기를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실적을 기초로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지난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무난한 실적을 올린 탓에 CEO계약이 연장된 케이스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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