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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당신이 원하는 리더는 누구입니까?
2014-05-22 17:51:26 2014-05-22 17:55:38
◇'무한도전'이 10년을 이끌어갈 리더를 뽑는 선거를 진행 중이다. (사진='무한도전' 홈페이지 캡쳐)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실제 선거를 방불케하는 분위기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리더를 결정하는 선거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한도전'은 2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온라인투표를 비롯해 서울 여의도 MBC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두 곳에서 오프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혹자는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라며 고개를 갸우뚱 하지만, 오전 6시부터 여의도와 동대문에는 투표를 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이 줄을 이었고, 온라인투표는 오전에 이미 사전투표수를 포함해 20만명을 넘겼다.
 
후보로 나선 유재석과 노홍철, 정형돈과 이들을 지지하는 멤버들 역시 선거 당일 동대문을 찾아 "자신을 찍어달라"고 하는 등 유세활동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과 총선, 오는 6월 4일 예정인 지방선거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무모한도전' 시절부터 원년멤버로서 누구보다 오랫동안 함께 방송을 지켜온 유재석과 정형돈, 노홍철. 이들이 내세우는 공약과 지지기반 후보자로서의 약점을 짚어봤다.
 
◇승승장구를 이끌어온 유재석의 10년..하지만 '독재는 지루하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겠다. 유재석은 1인자의 길을 걸었다. '무한도전'에서 뿐 만아니라 KBS2 '해피투게더', SBS '런닝맨' 등 유재석은 늘 프로그램을 주도했다.
 
'무모한도전' 황소와의 줄다리기, 지하철과 달리기를 하던 시절 거듭된 실패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일조했고, 지금의 '무한도전'을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제작진과 늘 소통하며 웃음을 주는데 열정을 불태웠던 유재석은 현재의 '무한도전'을 이끈 근간이라는 평가다.
 
"여러분의 웃음을 책임지겠다"는 원칙을 지킨 유재석은 공약도 "예능의 기본을 지키겠다"다.
 
최근 주말 예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확대 편성 반대를 외치고, 촬영 내 간식을 먹는 것과 화장실 출입을 제한하고 쓸데없이 허비되는 녹화시간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또 시청 앞에 곤장을 설치해 멤버가 잘못했을 경우 따끔하게 벌을 주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시청자들의 하인 '유하인'으로서 시청자들을 우대하고, 예능인으로서 웃음을 주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평소에도 올바른 행동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유재석은 이제껏 잘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10년을 1인자로 살아온 것이 발목을 붙잡고 있기도 하다. 노홍철을 지지한 한 시청자는 "독재는 지루하다"며 유재석이 또 리더가 되는 것을 거부했다. 비단 한 명의 의견이 아니다.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시점에 유재석이 리더가 되는 것은 변화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의견이다.
 
시청자들의 하인이 되겠다는 유재석. 과연 이번에도 리더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평범한 사람도 리더가 될 수 있다"..정형돈의 서민 코스프레
 
정형돈은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스타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개그콘서트'를 통해 이름을 알린 뒤 버라이어티에 진출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2005년 '무모한도전'부터 함께 출발한 정형돈이 인기를 모은 시점은 2011년부터다. 그전까지는 재미없는 개그맨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던 중 2011년 올림픽 특집 레슬링 편에서 우연찮게 발생한 '족발당수'로 관심을 끈 뒤 명실상부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에드리브가 자연스러워지면서 건방진 뚱보 이미지도 살아났고, 그 인기를 기반으로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각종 프로그램의 메인 MC가 됐다.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을 통해 아이돌과 가장 친한 예능인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유재석, 노홍철과 함께 '무한도전'을 지켜온 정형돈은 특유의 편안함과 '복싱특집', 'WM7' 등에서 보여준 진심 가득한 눈물로 '무한도전' 내에서 감동을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의 '무한도전'의 위상에 정형돈의 공로도 적지 않다.
 
그런 정형돈은 "웃다가 눈물나게 해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청자들에게 접근했다.
 
그는 시청률 재난본부를 설치해 시청률 하락시 대체 메뉴얼을 체계적으로 제작하고, 방송 매니페스토를 시행해 방송에서 한 말에 대한 책임제를 확립하고, 개그 갱생 연수제를 실시해 개그감이 떨어진 멤버는 연수를 보낸다는 계획이다. 또 개그 유통기한제를 도입해 방송에 시의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정형돈의 가장 큰 장점은 진정성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무한도전' 토론회에서도 "평범한 사람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발언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그 장면으로 인해 '정형돈을 뽑고 싶다'는 네티즌들이 온라인에서 붐을 일었다.
 
하지만 이 진정성에 의심을 사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날 방송된 토론회에서 정형돈은 아이돌을 대거 이끌고 현장에 나타났다. 인기가 많은 아이돌을 배경으로 삼고, 지지기반으로 두는 능력자가 서민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하하와 정준하를 등에 업은 정형돈이 과연 막강한 세력을 안고 있는 노홍철과 유재석을 이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유재석의 아들과 박명수의 딸을 방송에"..노홍철 자극적인 공약
 
독보적인 캐릭터의 노홍철. 길바닥 출신이라는 핀잔에도 늘 유쾌하고 강렬한 입담으로 자신만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내세우는 예능인이다. 그만의 강한 개성은 방송가에서 통했고, 단숨에 눈길을 끌었다.
 
초반부터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입담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고, 유재석이 진행으로 10년을 이끌었다면, 노홍철은 웃음을 직접적으로 안기며 10년을 살아왔다.
 
아울러 심리전과 추격전의 달인으로서 사기꾼 기질을 발휘하는 점은 '무한도전' 부흥에 큰 힘을 실었다.
 
강한 개성을 가진 노홍철은 공약도 개성이 강하다. 자극적이다. 비밀 없는 투명한 방송을 통해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생활을 전 국민에게 공개하고 시청자를 집으로 초대하는 동거동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멤버들의 부인을 방송에 투입시키겠다는 공약은 시청자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다. 종합선호도에서 가장 높은 44%를 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약이 자극적이라 불쾌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까지 공개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많고, 10년이 아닌 몇 주짜리 근시안적 공약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차기 리더로 가장 유력한 후보 노홍철. 과연 그가 10년을 이끌어갈 리더가 될지, 리더가 되서 실제로 멤버들의 일상을 낱낱이 공개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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