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 기자] 앵커: 불법보조금 지급으로 통신시장을 혼탁하게 만들어 정부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던 이동통신 3사가 오늘부터 모두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진행된 초강도의 영업정지로 통신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 사업자들이 어떤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할지 IT부 곽보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곽 기자, 이통사들의 영업정지가 어제 모두 종료됐습니다. 사업자들이 모두 단독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서 시장 과열이 더 심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왔는데요,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 배경과 그 과정 간략하게 설명 해주시죠.
기자: 네, 장장 68일간에 걸쳐 진행됐던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모두 끝났습니다. 우선 이통사들이 이번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면요,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사들이 법정 보조금 27만원을 초과하는 불법 보조금을 계속해서 지급하자 제재 조치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방통위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올 1월과 2월 일명 '보조금 대란'이 일었습니다. 시중에서는 무려 140만원에 달하는 불법 보조금도 등장했는데요, 이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이통3사에 45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겁니다. 45일 영업정지는 지난 2000년 이래로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3월13일부터 시작된 영업정지는 2개 사업자가 동시에 영업정지 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모두 '단독영업'의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태기 때문에 단독 영업 기간동안 타사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 영업정지가 오히려 시장과열을 부추겼다고 주장하는 이윱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통사들이 단독 영업기간 동안 유치한 가입자 수에서도 큰 차이가 났는데요,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통 3사의 가입자 유치 실적은 어땠습니까?
기자: 타사 가입자를 유치하는 지표인 '번호이동' 기준으로 봤을 때 KT가 단독 영업기간의 승자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가장 먼저 단독 영업을 한 SK텔레콤(017670)은 하루 평균 6300명씩 모두 14만여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모집했습니다. 다음 주자인 LG유플러스(032640)는 하루 평균 8500명씩 모두 19만여명의 번호이동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KT는 4월27일부터 지난 18일까지 24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습니다. 하루 평균 1만1000여명의 타사 가입자가 KT로 이동한 겁니다.
번호이동은 결국 경쟁사의 가입자를 데려오는 것인만큼 영업정지 기간 시장점유율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난 3월 KT의 시장점유율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30% 선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29.86%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요, 단독 영업을 거치면서 점유율은 30%를 회복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해온 SK텔레콤은 4월부터 5월까지 영업정지로 인해 경쟁사에 가입자를 대거 빼앗겼는데요, 50%대가 이미 붕괴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업계에선 제기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3월 시장 점유율은 50.42%였습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기존 점유율 20%대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오늘부터 영업이 재개되면서 이통사들이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대거 공개했다고 하는데요, 각 사별로 어떤 전략들을 내놨습니까?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히든카드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 전략입니다. 일명 저가폰 전략인데요, 90만원대의 스마트폰을 법정 보조금 27만원 포함해 4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평소였다면 100만원에 육박하는 불법 보조금이 성행하겠지만 정부가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만큼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가장 먼저 저가폰 전략을 구사한 사업자는 KT인데요, 단독 영업기간 동안 전용모델인 갤럭시S4 미니 등의 출고가를 26만원으로 낮추는 등 모두 10여개 이상의 단말기 가격을 낮췄습니다.
SK텔레콤도 영업재개를 맞이해 모두 11개 모델의 휴대폰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동안 출고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돼 온 피처폰(일반폰) 1종을 포함해 중저가 보급형 7종, 고급형 4종 등으로 다양성을 확보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자사 전용단말 LG Gx를 포함해 LG G2와 LG 옵티머스 GPro, 베가 아이언 등 4종에 대한 출고가를 11만~25만원 가량 인하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갤럭시S4 LTE-A, 갤럭시 노트3 등 5종의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제조사와 출고가 인하협의를 조속히 완료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고려할 경우 이번 출고가 인하로 보급형 휴대폰은 대부분 구입가격이 10만원대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고급형 휴대폰도 시장에서 20만~30만원대에 구입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KT의 황창규 회장은 오늘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기도 했는데요, KT가 최근들어 계속 침체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재기할 수 있을 만한 전략들이 공개됐나요?
기자: 네, 황창규 회장은 오늘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속도, 용량, 연결이 폭발하는 '융합형 기가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5대 미래 융합서비스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를 통해 1등 KT와 기가토피아 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입니다.
기가토피아란 인간과 모든 사물이 기가 인프라로 연결되고 융합서비스를 통해 ICT 생태계를 활성하겠다는 뜻인데요, 고객과 산업, 국가 모두에게 편리하고 활기찬 환경과 새로운 무대를 제공한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KT는 고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향후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유무선이 통합된 기가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며, 특히 기가 인프라를 기반으로 초고화질(UHD) GiGA TV를 연내 상용화하고 이를 통해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 계획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융합형 기가 시대 선도와 5대 미래 융합 서비스 육성을 통해 ICT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ICT 영역에서 3만7000개의 일자리와 9조3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를 통해 창조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