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 기자] 법정 심판대에 서면서 경영 일선에서 사라진 총수 3인방. 각각의 길로 찢어진 가운데, 여론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력한다는 점이 꼭 빼닮았다. 부담인 탓이다.
주어진 운명은 각각 달랐다. 특히 지난 2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판결만큼이나 서로 다른 지점에 서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7개 계열사의 등기임원 자리를 내려놓은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27일 신병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행 전용기에 올랐다. 김 회장은 파기환송심까지 가는 치열한 법정 사투 끝에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자유의 몸이 됐다.
반면 실형을 확정 받은 최태원 회장은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서울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이감된다. 장기간 잉여의 몸으로 엮이는 첫 번째 재벌 총수로 기록된다. 최 회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4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또 수사과정에서 구속됐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장기간 머물고 있다.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자, 항소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된 CJ E&M, CJ오쇼핑, CJ CGV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임기가 남아있는 4개 계열사의 이사직은 유지한다.
이들 총수 3인방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차디찬 구치소 신세를 져야만 했다. 치욕이었다.
가장 먼저 구속되며 관심을 모았던 이는 김승연 회장이다. 지난 2012년 8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던 김 회장은 건강 상태가 악화되면서 지난해 1월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이후에도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3차례 더 연장 받았다.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서야 병원 신세에서 풀려났다.
◇(왼쪽부터)징역 4년형이 확정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형이 확정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뉴스토마토 DB)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월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되면서 법정구속을 면치 못했다. 최 회장은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또 '피고인'으로 여러 차례 증언을 하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1심의 결론이 바뀌지 않은 채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최 회장은 다른 총수들과 달리 보석이나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
김 회장과 최 회장은 높은 연봉이 부담이었던지 여론의 비난 화살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황제 옥중경영이라는 또 다른 감투는 부담이었다. 김 회장은 받은 보수의 일정 부분을 반납했고, 최 회장은 올해 성과급을 비롯한 보수를 전혀 받지 않기로 했다.
각 사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 회장은 4개 계열사로부터 301억원을, 김 회장은 7개 계열사로부터 331억27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다만 김 회장은 이중 200억700만원을 반납해 131억2000만원만을 수령했다. 최 회장은 올해 지주사인 SK㈜와 SK하이닉스의 비상근 회장으로 재직하지만 보수는 받지 않을 방침이다.
또 지난해 7월 배임·탈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CJ(주) 등 4개 계열사로부터 47억5400만원의 연봉을 받아 챙겼다. 그는 계속해서 서울대병원에 머물며 혹시 있을 재판부의 온정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때 서울대병원은 총수들의 집무실로 표현됐다.
1심 재판을 앞둔 총수도 있다.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아들들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여론의 비난을 샀다. 지난해 연봉으로 39억500만원을 받은 조 회장은 이달 14일 3회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앞서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해 검찰은 앞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연령과 병력 등을 감안하면 구속수사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계열사로부터 총 42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 회장은 오는 8일 4회 공판기일에 출석한다. 이들의 운명은 올해 말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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