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범현대家 지원 속에 외형확대 매진
2014-02-21 17:01:13 2014-02-21 17:05:2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와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의 든든한 지원을 발판 삼아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경쟁사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지난해 9월 3고로 완공과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합병으로 이전과 비교해 전체 출하량이 20% 이상 증가했지만, 올해 후판 생산 설비 증설과 특수강 공장 착공 등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자동차강판과 조선·해양설비용 후판 등 고부가 강종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려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오는 4월 당진제철소 부지에 봉강 60만톤, 선재 40만톤 등 연산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착공한다.
 
2015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6년 2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현대제철은 전망하고 있다. 총 투자금액은 8400억원 규모다. 냉연사업 합병에 이어 특수강 분야까지 진출해 완벽한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기아차에 사용되는 자동차 강판 가운데 현대제철이 공급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모그룹의 힘이다.
 
후판 생산량도 늘린다. 현대제철은 현재 후판 1공장에서 150만톤, 후판 2공장에서 100만톤 등 연간 250만톤 생산이 가능하다. 이번에 후판 1공장에 50만톤 규모의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 오는 4월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의 후판 생산능력은 연간 300만톤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후판은 주로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두꺼운 철판으로, 최근 수년간 조선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이를 반영하듯 포스코의 경우 후판 생산량은 2011년 635만톤, 2012년 610만톤, 지난해에는 570만톤으로 감소했다. 후판이 주력 제품인 동국제강 역시 국내 후판 시장 점유율이 2011년 34%, 2012년 28%, 지난해 3분기에는 24%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현대제철은 열연 및 후판 점유율이 2011년 17.5%, 2012년 18.2%, 지난해 3분기에는 19.3%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제품 판매량은 판재류 929만톤, 봉형강류 713만톤 등 총 1642만톤으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후판을 포함한 판재류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5% 늘었다.
 
올해 현대제철은 범용 후판보다는 TMCP 후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TMCP 후판은 일반적인 후판보다 약 20%가량 비싼 고부가 제품으로 소재를 압연하면서 동시에 열처리를 통해 제품 강도를 높인 제품이다. 비싼 합금을 넣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가 절감이 가능해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47% 증가한 22만9000톤을 판매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총길이 2134m의 '터키 보스포러스 제3교량'에 소요되는 TMCP 후판 4만3000톤을 전량 수주하기도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이 같은 외형 확대에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자동차강판을 비롯해 후판, 특수강 등 현대제철이 새로 진출하거나 생산을 늘리는 품목들이 모두 경쟁사와 시장이 겹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수요 감소와 수출 부진, 판매가격 하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 시장에 대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생산량 증가가 곧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같은 현대 계열이라고 해도 수익 창출이 기업의 본질인 이상 가격이나 조건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해 조선업계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가절감 노력이 한창”이라며 “현대제철 물량을 현대중공업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물류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데 현대중공업이 이를 받아줄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해 있는 울산은 지리적으로 충남 당진보다는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가깝다. 판매가격이 같은 경우에는 당진에서 물량을 납품받을 경우 물류비가 더 추가된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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