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자 종용에 30대그룹 "지난해 수준 유지"
2014-01-14 16:06:43 2014-01-14 16:10:44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30대그룹 사장단 투자 간담회에서 참석 사장단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14일 개최된 산업통상자원부와 30대그룹 사장단 간담회의 핵심은 투자와 고용 확대다.
 
집권 2년차로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올 한해 최대 숙원이 경제 활성화인 만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에 이어 어김없이 나섰다. 이들 30대그룹의 투자와 고용 확대 없이는 침체에 빠진 내수 진작은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양측의 만남은 경제계의 투자·고용 계획 발표를 앞둔 시점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올해 경영여건을 '위기'로 규정한 30대그룹 입장에서는 투자와 고용 확대를 독려하는 정부의 요구에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부 기조에 일정부분 동의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날 경제 활성화를 이끌 유인책을 제시하며 투자와 고용 확대를 독려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이미 경제민주화를 사실상 후퇴시킨 상황에서 규제완화라는 재계의 일관된 주장에도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장관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3대 핵심과제로 ▲규제개혁 ▲기업환경 안정화 ▲산업현장의 인력난 해소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규제 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올해를 '규제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기업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는데 전방위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 그간 경제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규제 완화를 전폭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30대그룹 사장단은 정부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와 고용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정부가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일정부분 화답이 필요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구체적 목표는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0대그룹은 지난해 4월 산업부와 대면 당시 148조8000억원의 투자와 12만8000명의 고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투자집행률은 8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저 국내보다는 해외에 집중됐다. 정부가 기대했던 낙수효과가 전면 실종된 이유다.
 
경제계는 지난해 투자와 고용계획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늦게 내놓으며 정권 출범 초기 투자와 고용에 대한 압박 수위에 수세적으로 대처했다. 일부 그룹들은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다 박 대통령과의 만남 등을 계기로 협력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동시에 경제민주화에 대한 저항감을 표명하며 수위 낮추기에 전력했다.
 
이날 열린 간담회 역시 전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30대 그룹 사장단은 이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다양한 애로와 건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 기회에 경제민주화 깃발을 아예 내려놓게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투자와 고용에 정부가 목을 매는 만큼 다급함을 적절히 이용해 보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전반적으로 투자심리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통상임금 등 노동·환경 분야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는데 다양한 각도로 지켜볼 것"이라고 사실상 적극적 화답으로 대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올해 역시 재계가 투자와 고용에 적극 협조하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 가운데 일부는 투자와 고용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할 뜻을 밝혔다.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사장단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투자 규모가 50조원 수준이겠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49조원의 투자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던 LG그룹은 지난해 수준을 상회하는 규모의 적극적 투자 의사를 내비쳤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투자의 경우 지난해보다 조금 더 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고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올해 고용·투자 계획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SK그룹 역시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것이라고 이미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수감 중인 만큼 SK그룹으로서는 정부 종용에 화답 외에는 마땅한 답이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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