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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내년 생산 줄일 필요 없다"
"수요 증가로 초과 공급 가능성 적어"
"美 셰일가스도 글로벌 수요 증가에 도움"
2013-12-23 13:29:58 2013-12-23 13:34:0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도 원유 생산량을 줄일 필요가 없다며 공급 과잉 우려를 일축했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랍 석유수출국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의 석유장관들은 "하루 평균 3000만배럴을 생산키로 한 종전의 목표치를 재확인했다"며 "내년에는 원유 수요 증가로 추가 생산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전세계 원유의 40%를 생산하고 있는 OPEC은 최근 이란과 리비아의 생산 능력 확대가 예견되며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수요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에 생산량 감축 압력에 직면해왔다.
 
그간 대내외적인 문제로 생산량이 크게 위축됐던 리비아, 이란 뿐 아니라 이라크 등 기존의 생산 대국들이 모두 원유 증산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국 불안과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원유 시추 및 정제 시설을 폐쇄했던 리비아는 항구 운영 정상화 등 상황만 개선되면 언제든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지난 3월 일 평균 140만배럴에 달했던 생산량은 현재 25만배럴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란은 지난달 말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조치가 일부 해제되며 일 평균 생산량을 400만배럴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1월의 생산량인 일간 265만배럴에서 50%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이 밖에 OPEC 2대 원유 생산국인 이라크 역시 2020년까지 일간 생산량을 900만배럴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보였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최근 몇 일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왜 100달러 가까이에서 거래되는지를 아느냐"며 "이는 시장이 공급 과잉보다는 오히려 공급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일보다 0.28% 오른 99.32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자료=CNBC)
 
알 나이미 장관은 "이달 초 가진 회의에서 OPEC은 일 평균 3000만배럴을 생산키로 한 목표치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시장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무스타파 알 세말리 쿠웨이트 석유장관도 "앞으로 6년 동안 OPEC은 목표 생산량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며 "내년 6월의 회의까지 시장 수요는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 몇 달간 원유 공급이 증가하겠지만 이에 발맞춰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셰일 가스 개발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 역시 이들에게는 큰 문제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알 나이미 장관은 "셰일 가스든 석유든 글로벌 에너지 수요에 따라 새로운 공급이 나타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이 3000만배럴의 원유 생산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이전보다 더 비싸진 신규 유전 탐사에 대한 필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OPEC의 생산량 유지 결정에 회의적이다.
 
로빈 밀스 마나르 에너지컨설팅&프로젝트매니지먼트 컨설팅부문 대표는 "OPEC은 낮은 원유 가격을 받아들이거나 자발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야 될 것"이라며 "리비아와 이란의 생산 재개 문제가 아니더라도 공급 과잉에 대한 압박은 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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