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투자 '지지부진'..닫혀진 곳간
포스코, 투자금액 4천억 증가..LG는 속도조절
2013-10-29 18:30:56 2013-10-29 22:13:57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30대 그룹의  투자가 지지부진하다. 곳간을 열 것으로 기대됐지만 당초 약속은 허언이 될 지경으로 내몰렸다. 이들 중 일부는 3분기 누적 투자금액이 당초 목표치의 60%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30대 그룹은 올초 투자 155조원, 고용 14만명의 목표를 제시하며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강조했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다만 '규제 완화'라는 이들의 주장은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 속에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29일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0대 그룹 투자·고용 간담회'에서 포스코와 한진그룹은 3분기 현재 투자계획 달성률이 각각 76%, 75%라고 발표했다.
 
◇포스코, 투자 당초 계획 대비 4천억 늘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투자 목표치는 달성했지만, 3분기 누적 고용계획 달성률은 70%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외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간담회에서 "주력 사업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임에도 올해 투자는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진행해 3분기에 10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올 초 8조5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포스코는 3분기까지 6조7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특히 투자를 당초 계획 대비 4000억원 늘린 8조9000원으로 제시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방점을 두고 있는 투자 부문에 대한 확대를 통해 반대급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기홍 포스코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올 연말까지 투자금액을 당초 목표치에서 4.7% 늘어난 총 8조9000억원으로 늘릴 것"이라면서 "다만 3분기 누적 고용 규모는 기존 목표였던 3700명의 35%에 불과한 1300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화의 경우 투자와 고용 규모가 당초 목표치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홍 한화 사장은 간담회 참석에 앞서 기자와 만나 "현재 투자와 고용이 목표치에 미달된 상태지만, 올해 말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했다.
 
LG그룹은 경영환경 악화로 LG화학 등 일부 계열사에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CFO)은 "경영환경이 워낙 어렵다 보니 투자를 해서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먼저 당겨서 집행할 투자는 진행하고, 불확실한 사업은 조정하는 등 속도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했는지 "그룹 전체로 볼 때 올해 투자계획은 대부분 집행되고, 일부 프로젝트만 내년으로 이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업황 둔화에 따라 일부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연기됐다"며 "4분기를 포함해 올해 투자는 1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경련 "4분기에 고용과 투자 몰려 목표 달성 가능"
 
상황이 이런데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대 그룹의 상당수가 4분기에 투자가 몰려 있어 목표 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상무)는 이날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올해 상반기는 투자·고용 진척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면서 "세계 경제 회복이 더뎠고, 특정 그룹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하반기에 몰려 있어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상당수 기업들의 투자 진척률이 60~70%인 것으로 파악되지만, 3분기보다 4분기에 투자가 몰려 있다"면서 "상반기보다 여건이 개선된 상황이기 때문에 고용 측면에서 훨씬 더 진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일부 그룹은 당초 계획보다 1~2조원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의사를 정부 측에 전달하는 등 정부의 압박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집권 1년차인 만큼 힘이 있을 때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
 
전경련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실제 투자 규모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국내 기업의 3분기 누적 설비투자 금액은 77조5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넘게 감소한 수치로, 당초 목표치인 155조원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최소 15% 이상 투자금액이 급증해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경련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회의적 반론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하반기 대졸 공채를 통해 고용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하겠지만, 대내외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투자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하반기 공채가 몰려 있기 때문에 개별 기업들의 고용 목표치는 대부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경영환경이 워낙 나쁘기 때문에 투자가 당초 계획치를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곳간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30대 그룹 투자·고용 간담회'가 열렸다.(사진=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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