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다마스·라보 단종..'네탓' 공방에 자영업자 '눈물'
정부·한국지엠..소상공인 위한 단종 대응책 없어
입력 : 2013-07-17 18:24:01 수정 : 2013-07-18 14:38:54


[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한국지엠이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을 예고하자 이에 생계를 의존했던 자영업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들의 손과 발이 됐던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되면서 생계 유지의 근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와 한국지엠 양측이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해 네탓 공방만 하고 있다는 점. 이들이 책임을 미룰 때 정작 자영업자들은 감내해야 할 피해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정부의 환경·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장치 의무화로 수익성이 맞지 않다며 다마스와 라보를 올해까지만 판매하고 내년부터 단종하겠다고 선언했다. 사태의 발단이었다.
 
◇정부·한국지엠 서로 "네 잘못"
 
한국지엠은 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차 환경·안전규제 장치 장착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수익성은 낮기 때문에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부터 모든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자동차 환경·안전규제 장치는 ▲배출가스자기진단장치(OBD)II(기존양산차 2014년 1월 적용) ▲개선형 머리지지대(2014년 4월 적용)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2015년 1월 적용) ▲자동차안전성제어장치(2015년 1월 적용) 등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정부 기준을 맞추려면 신차 개발비에 버금가는 2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며 "도저히 수익성이 맞지 않아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의 자동차 환경·안전규제가 없었다면 다마스와 라보를 계속 생산했을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규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정부는 한국지엠이 소상공인 생계용 차량인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이기주의적 마인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두 차량의 수익성이 원래 낮은 상황에서 환경안전규제장치 개발비가 들어가니깐 규제 핑계를 대며 단종을 발표한 것"이라며 "자동차 안전장치 장착에 관한 부분은 특정차에만 예외를 둘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환경·안전규제 장치 네 종류에 필요한 개발비는 300억원 미만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지엠이 밝힌 개발비 2000억원과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다마스와 라보는 생계형 차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지엠이 단종을 선언한 것은 수익성이 원래 낮기 때문에 정부규제를 이유로 정리한다는 개념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다마스와 라보의 수익성은 낮다. 2012년형 다마스는 893~930만원, 2012년형 라보는 741~818만원으로 경차 스파크(2014년형 869~1412만원)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도 다마스 8034대 , 라보 5874대로 한국지엠의 주력차종인 스파크(6만4763대)보다 턱없이 적다.
 
◇다마스 (사진제공 = 한국지엠)
 
◇새우등 터진 소상공인
 
정부와 한국지엠의 네탓 공방이 길어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이 입게 됐다.
 
다마스와 라보는 8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과 가솔린·디젤보다 싼 액화석유가스(LPG) 연료 사용, 등록세와 취득세 감면, 고속도로 통행료·공영주차장 주차료 50% 할인 등 혜택이 많다.
 
특히 크기도 작아 좁은 골목길에도 다닐 수 있어 택배나 이동식 판매업, 운송업 등을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택배업 협동조합 관계자는 "낮은 가격과 LPG 연료 때문에 조합원의 약 20%가 다마스와 라보를 이용한다"며 "단종되면 장기적으로 피해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양재동에서 꽃가계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다마스는 차량 가격도 싸고 유지비도 적게 드는데 이 차량이 단종되면 나중엔 더 비싼 차를 사야 하기 때문에 수익이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장은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은 소상공인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면서 "정부와 기업은 소상공인을 위한 배려가 전혀 없이 책임을 미루기 위해 싸움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 정부·한국지엠 "다마스·라보 단종 대응책 없다"
 
문제는 내년부터 다마스·라보의 국내 판매가 중단되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대응책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005380)의 포터2나 레이를 다마스와 라보의 대체차량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포터2는 다마스나 라보보다 약 800만원 이상 비싸고 경유를 사용한다.
 
경차 레이도 다마스와 라보보다 최대 700만원 비싸고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소상공인에게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마스와 라보의 대체차량 등에 대한 대응책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대응책이 없는 것은 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은 다마스와 라보의 대체차 등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김필수 교수는 "다마스와 라보는 소상공인이 생계를 꾸려가는 데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공적 의미가 있다"며 "한국지엠은 국내자동차 회사를 인수한 회사이고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서라도 국민의 기업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정부와 한국지엠 모두 이 차량들의 생산 유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보 (사진제공 = 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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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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