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내 기업의 수출보다 수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인 자동차와 부품에서는 대미 수출 활용률이 19.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당초 기대했던 수출증대 효과가 과장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FTA 1년,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자동차와 부품 산업의 대미 수출 활용률이 19.2%였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업(41.6%), 기타제조업(48%), 전자(50.9%)의 순이었다. 반면 대미 수출 활용률이 가장 높은 산업은 농립수산관광업으로 활용률은 86.1%에 달했다.
자동차 산업이 FTA 덕을 보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관세율이 4%로 하락하며 수입차가 급증한 탓이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체의 노사관계 불안도 FTA 활용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김 연구원은 주장했다.
국내산 차량의 수출 증가가 FTA 발효의 영향과 무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는 관세율 변동이 없음에도 수출이 증가했다"면서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회복되고, 국산차의 품질 경쟁력이 확보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됐던 농림축수산물 분야 역시 FTA 역풍이 미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대미 농림축산물 수출은 다소 증가한 반면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면서 "이는 한·미 FTA 영향으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피해 발생 유무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김 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한·미 FTA 활용이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60%에 그치는 FTA 활용률은 거의 대부분 대기업의 실적이고, 중소기업의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이 FTA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관련 산업협회가 제공하는 원산지 기준과 관세율 정보 제공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별 산업별로 미국 내 소비 트렌드와 현지 시장 환경에 대한 자료 등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보가 지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형주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50대 수출품 가운데 FTA 혜택 품목은 28개에 불과했다"면서 "중소기업의 FTA 활용도가 낮은 원인을 파악해 장단기적인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산지 증명 등 FTA 활용 컨설팅과 홍보 등 단기적 지원책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들의 제품 경쟁력 제고와 하도급 구조 탈피 등 역량 확충을 위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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