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멈춰서는 中企..생산중단 잇따라
2009-01-01 10:07:25 2009-01-01 10:07:25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대기업의 감산으로 중소기업 공장들이 하나 둘씩 멈춰서고 있다. 이미 5년 2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중소기업의 설비 가동률이 올해 사상 최저치로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 '생산중단' 공시 2배이상 급증

1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모터사이클 전문생산업체 S&T모터스는 연간 1천억원어치 이상 오토바이 및 관련 엔진을 생산하는 창원공장의 가동을 이달 9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적정 재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같은날 일진다이아몬드 역시 충북 음성 공장의 조업을 한달 동안 중지한다고 공시했다. 역시 사유는 '적정재고 유지'였다. 공시에서 일진다이아몬드측은 "이번 생산 중단으로 운전 자본이 개선, 재무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화장지 전문제조업체 모나리자가 화장지 생산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이 기업은 화장지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화장지 생산 중단은 곧 이 회사의 모든 조업이 멈췄다는 뜻이다. 모나리자 관계자는 "재고 조정을 위해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며 "현재 가동 재개 시점을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니온스틸도 같은날 수주 감소를 이유로 부산공장의 압연.도장.도금 라인 가동을 4일까지 멈추겠다고 공시했다.

변기 등 위생용 도기를 생산하는 대림비앤코는 같은달 23일 "재고증가를 사전에 방지, 재고 및 자금운영의 효율성을 키우기 위해" 창원공장 타일부문 조업을 다음달 4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들의 잇단 감산과 생산 중단의 여파로 자동차 부품업체인 동양기전은 지난달 18일부터 인천.창원.익산 3개 공장의 가동을 일제히 멈춘 상태다. 3개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3천460억원(2007년 기준)에 이른다. 회사측은 "납품하는 고객사의 조업 단축에 따라 재고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체 매출의 10%이상을 담당하는 생산시설이 멈추면 의무적으로 이 사실을 밝히는 '생산중단' 공시가 작년 12월 한 달동안만 모두 17건이 게시됐다. 앞서 ▲ 9월 4건 ▲ 10월 7건 ▲ 11월 7건 등에 비해 연말 두 배 이상 크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삼성SDI와 쌍용자동차를 제외하면 지난달 생산 중단을 공시한 기업의 대부분은 중견, 또는 중소기업들이었다.

◇ 올해 전망도 암울..가동률 추가 하락할 듯

중소기업계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증권거래소 상장.등록기업들마저 이처럼 공장 가동을 일시, 또는 당분간 중단할 정도라면 현재 나머지 대부분의 비상장.등록 중소기업들은 한계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1천400여개 중소제조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11월 평균 설비 가동률은 67.1%로 집계됐다. 이는 앞달인 10월의 68.9%보다 1.8%포인트 더 떨어진 것으로, 카드채 버블(거품) 붕괴로 경제가 휘청이던 지난 2003년 9월의 66.6% 이후 5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가동률이 8개월(3~11월)동안 줄곧 내리막을 달린 것은 지난 2002년 10월~2003년 7월의 10개월 연속 하락 기록에 이어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긴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파산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7대 도시의 부도업체 수는 1천93개로 2007년 같은 기간의 917개보다 19% 늘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대기업 감산 등 실물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중소기업 가동률은 사상 최저치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의 중소기업들도 올해 '고난'의 한 해를 예감하고 잔뜩 움츠린 상태다. 중앙회가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중소제조업체 1천418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1월 경기전망' 조사에서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60.1로 2002년 4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일종인 SBHI는 해당 기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업체가 긍정적 견해보다 많으면 100을 밑돌고, 지수가 낮을수록 부정적 전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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