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발 경제민주화 조치..실효 없으면 의미 '퇴색'
대기업 오너 연봉 공개 '자본시장법'..재벌총수는 대상에서 빠져
2013-04-11 18:00:29 2013-04-11 18:02:58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내용을 보강하지 않으면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무위원회가 10일 처리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대표적 사례로, 개정안은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시토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한편 구체적 대상을 '시행령 제정'으로 정한다고 못박아서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번 개정안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미국 등 해외처럼 국내기업의 대표임원 연봉이 낱낱이 공개되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임원들의 평균 연봉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세부내용은 베일에 쌓여 있다.
 
재계는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오너의 연봉 공개 자체를 반대하고 있지만, 사회여론은 투명·책임영경영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게 사실이다.
 
문제는 법의 적용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개정안은 연봉 공개 대상을 '5억 원 이상' 받는 '등기임원'으로 한정하고 있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처럼 등기이사를 맡지 않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 오너가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경제개혁연구소 관계자는 "상위 40여개 그룹의 등기이사 명단을 뽑아본 결과 총수 일가가 포함된 경우는 그룹당 2.4명에 그쳤다"며 "평균 3명도 채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국대 대표적 기업인 삼성그룹의 경우 계열사 전체 등기이사 354명 가운데 이건희 회장 일가는 단 1명이다.
 
최근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처럼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등기이사직을 내놓는 경우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이들도 현재 기준의 개정안을 적용하면 연봉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때문에 시민사회는 향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재벌총수 일가가 개정안의 적용범위에 포함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개정안의 적용범위를 왜 '5억 이상'으로 정했는지 그 기준도 모호하다"며 "시행령은 정하기 나름인 만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방안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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