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격담합, '소비자의 반격' 시작됐다!..손배소 '급물살'
2012-08-06 15:27:33 2012-08-06 15:28:47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최근 잇달아 논란이 된 국내 대기업의 생활가전제품 가격 담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특히 연초에 불거진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의 생활가전제품 가격담합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제품 구매자에 대한 직접 피해구제를 요구하고 있다.
 
6일 녹색소비자연대의 핵심 관계자는 삼성전자·LG전자의 가격 담합에 대해 100여명의 추가소송인단 모집이 완료됨에 따라 이달 중으로 2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소연은 연세대학교 공익법률지원센터와 협력을 통해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판매한 에어컨, 평면TV, 노트북PC의 가격담합 분석자료, 피해금액 산정자료 등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이번 소송은 녹소연이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해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손해 보상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한 민사소송으로, 공고를 낸지 3개월만에 총 96명의 소송위임장이 접수됐다. 지난 3일 마감한 2차 추가 소송인단 모집을 통해 총 100여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이번 소송에 참여했다.
 
당초 공정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 평판TV 및 노트북 PC의 소비자판매가격을 인상ㆍ유지하기로 합의한 행위를 적발해 약 446억만원의 과징금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담합사실을 스스로 신고하면 과징금을 면제해주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를 적용받아, LG전자는 과징금 전액 면제, 삼성전자는 과징금 50%를 감면 받았다.
 
이처럼 감면된 과징금조차도 전액 국고로 환수되면서 실제로 가격담합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피해는 구제되지 않아 논란을 양산해왔다.
 
녹소연은 "지난 2006년 정부에서 기업들의 담합을 막고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한 이후 담합 적발 건수가 제도 도입 이전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오히려 대기업을 중심으로 담합을 주도해 부당이익을 얻고 난 뒤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피하는 방식, 소위 '먹튀형' 담합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의 결과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녹소연의 승소 가능성을 50%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관건은 법원이 녹소연이 연세대에 의뢰한 가격담합으로 인한 피해액 산정자료를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다.
 
이주홍 녹소연 국장은 "국가에서 공인한 감정사 자격증 보유자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증명받은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원이 이를 기각할 경우 다소 승소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면서 "소비자 소송과 관련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사법부가 연세대의 산정자료를 인정한다면 100% 승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서 "소비자 또는 소비자단체가 법원에 대기업의 담합으로 인한 피해금액을 구제받기 위해서는 최소 2억~3억원에 이르는 감정비용을 충당해야하는데, 이는 사실상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소송을 금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소비자 권익 향상 움직임은 정치권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집권 여당 새누리당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최근 업무보고에서 집단소송제를 적극 검토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집단소송제는 한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의 소송 없이 그 판결로 피해를 구제 받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증권 분야에 한해 이 제도를 도입됐다.
 
이 국장은 "아직 담합 금액을 입증하는 시스템과 진행 과정 상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공정위를 중심으로 과징금을 손해배상금으로 전환하는 형태의 법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소비자를 위한 법 개정 추진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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