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북리뷰)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양창순 지음, 센추리원 펴냄
2012-05-20 09:00:00 2012-05-20 09:00:00
[뉴스토마토 송지욱기자] 사회생활을 하면서 '까칠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고 싶은 말, 행동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지만 여의치 못한 것이 현실이다. 부당한 상황에서 욱한 성미를 꾹 참고선, 상처 받은 영혼을 달래겠다며 폭식과 폭음, 흡연 등으로 풀어보기도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정글과 같은 사회, '그들의 룰'에 맞춰 버텨보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상처받고 또 포악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서점가에서는 늘 인간관계, 사회생활에 관련된 솔깃한 서적들이 인기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들을 늘어놓기도 하고, 특정한 인물을 내세워 이렇게 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멘토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책들의 효과가 단 며칠을 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일 뿐,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겐 요원하게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지은이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다. '까칠한' 책 제목과는 달리 책 전반은 의외의 '위로'로 가득 차 있다. 그 위로는 달콤하지도, 그렇다고 쓰지도 않다. 막무가내로 이런 방법이 정답이라고 밀어붙이지도 않는다. 차마 어디 가서 말 못할 사람들의 상처를 하나 둘 씩 짚어보면서 그것이 비단 개인 혼자만이 겪고 있는 문제도, 그렇다고 영영 치유하지 못할 불치병도 아니란 것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런 자신과 마주해 이겨내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지은이는 세상에 상처받았다고 심각해하지 말라고 한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상호작용. 내 진실과 상대방의 팩트 사이엔 언제든 차이가 생기기 마련인 만큼 오해 받을 일도, 오해할 일도 생긴다는 것이 그 주장이다. 이렇게 쿨하게 생각하면 엉킨 실타래 같은 일들도 쉬워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처에 관해서는 단호하다. 이미 벌어진 일들로 인해 스스로 상처받도록, 그 상처가 깊어지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란 책은 오랜만에 발견한, 꽤 쓸 만한 인간관계서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마치 한 두 시간의 상담을 받은 것처럼 개운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이 새록새록 돋는다. 그 여운도 꽤 오래 지속된다. 꿀 같은 주말, 한 주 내내 자신을 괴롭힌 스트레스 따윈 '까칠하게' 차버리고, 체력을 기르는 것처럼 마음의 힘도 키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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