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금융지주 은행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 장악
2012-03-13 07:43:29 2012-03-13 10:44:14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앵커: 3월이면 주주총회가 시작인데 금융회사와 상당수 대기업들이 기존 사외이사를 그대로 재선임한다구요?
 
기자: 100대 기업이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기존 사외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12월 결산법인 100대 기업 68개 회사는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모두 178명의 사외이사를 뽑는데 이 중 52.3%인 93명은 기존의 사외이사를 그대로 선임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나 LG전자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건설 등 상당수의 기업이 기존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는데요. 삼성전자는 윤동민 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현대차는 강일형 전 국세청 대전지방청장과 임형철 전 공정위 정책국장 2명을, POSCO는 기존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이번에 각각 재선임합니다.
 
사외이사 면면을 살펴보면 `로비용'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고급 공무원이 여전히 많았는데요. 장차관을 포함해 29명에 달했구요. 출신기관도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등 권력기관이 많았습니다.
 
앵커: 금융지주나 은행들은 지배구조로 문제가 많았는데 오히려 100%가까이 재선임된다죠?
 
기자: 네 특히 KB·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이 재선임이 유독 두드러졌는데요.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2명 중 21명이 올해 임기가 만료됐으며 교체된 경우는 3명에 불과했습니다. 그중 2명은 금융당국이나 지주사 내부 규준에 따라 연임할 수 없는 상태여서 이를 제외하면 32명의 사외이사 중 바뀐 경우는 1명 밖에 없는 셈인데요.
 
KB금융은 사외이사 5명을 모두 재선임했고요 신한지주 역시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만료를 앞둔 4명의 사외이사가, 우리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임기가 끝나는 4명 모두 연임됐습니다. 하나금융만 8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교체됐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만 70세 이상이거나 5년 넘게 연임하는 등 지배구조정관 규범에 따라 퇴진한 것입니다.
 
앵커: 전혀 달라진 게 없네요, 사외이사 면면을 봐도 영 신뢰가 안가는데요 공무원 등 권련기관 출신들이 많죠?
 
기자: 네 특히 금융지주 사외이사도 권력기관 출신이 많았는데요.
 
3명을 새로 선임한 하나금융지주가 두드러지는데요 이상빈씨는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이구요. 박봉수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황덕남 서울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신한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후보 중 이상경씨는 현재 법무법인 원전 대표변호사이지만 이전에 헌법재판소 재판관출신이구요.
 
KB금융지주의 이경재 위원장은 한국은행 이사와 감사를 거쳐 금융결제원 원장을 역임했습니다. 배재욱 사외이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검사 출신으로 대통령 민정수석실 시정비서관을 지냈습니다. 또 새로 선임하는 황건호씨는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죠.
 
이 밖에도 BS금융지주는 사외이사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선임했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새로 뽑는 사외이사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측근 인사니 낙하산이라는 비난이 금융권 노조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데요. 특히, KB 국민은행은 낙하산 사외이사 문제로 노사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2일 MB 와 어윤대의 잔칫상이 아니다라는 성명서까지 발표하고 나섰는데요. 노조는 새로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황건호씨와, 조재목 이영남 3명에 대한 선임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황건호 전 금투협 회장은 회장 4연임에 도전하다 증권노조와 업계 반대로 물러난 인물로 MB측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구요. 조재목씨는 2009년 선임당시부터 외압유착설로 도마 위에 오른 인물입니다. 이영남씨는 사외이사 후보 자문단으로 있으면서 자신을 직접 후보로 추천하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구요.
 
외환은행도 일부 사외이사 후보자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방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과 김주성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천진석 하나IB증권 고문은 사실상 하나금융과 긴밀한 관계라는 겁니다. 즉 독립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건데요. 방영민 전 서울보증 사장은 재경부 출신으로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구요.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하나은행의 사외이사를 지냈고, 천진석 하나IB증권 고문은 하나은행의 이사와 하나증권의 대표이사를 역임했습니다.
 
앵커: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경영진 입맛대로 선임되고 있으니 거수기 역할 밖에는 기대할 수 없겠네요.
 
기자: 네 사실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특히 작년 금융지주회사 회장 선임 등 지배구조를 결정할 때 오히려 줄서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경우도 있어서 바뀔것이란 의견이 많았는데 결국 기대감이 무너진 셈입니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사외이사 제도의 근본 취지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여기에 밀실에서 이뤄지는 사외이사 추천 관행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선임은 통상 비공개 추천과정을 밟고 있는 만큼 사외이사들끼리 `자리 나눠먹기`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구요.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와 은행 등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할 인력 풀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미국처럼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인사들이 다른 회사 사외이사로 들어가 효과적인 견제가 이뤄지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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