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여야 공천 막바지..내홍도 깊어져
2012-03-06 21:56:43 2012-03-06 21:57:01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앵커: 4.11 총선을 향한 여야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동시에 각 당 내부 반발도 격해지고 있는데요, 진행 과정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팀 김기성 기자 자리했습니다. 자, 먼저 새누리당을 들여다보죠. 어제 2차 공천 발표가 있었다죠?
 
기자: 네. 81명의 공천자와 함께 13곳의 전략지역, 그리고 47곳의 경선지역이 추가로 선정됐습니다. 이날 초점이 수도권에 맞춰진 만큼 친이명박계의 대거 탈락은 피할 수 없는 결과였습니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장광근 진수희 백성운 강승규 권택기 전여옥 신지호 진성호 의원 등 21명의 현역의원이 최종 고배를 마셨거나 사실상 공천 탈락이 확정적입니다. 이들 모두가 친이계, 즉 친이명박계로 분류됩니다. 반면 친박근혜계에선 이경재, 김충환, 정해걸 의원 등 단 3명에 그쳤습니다. 때문에 친이계 대학살이라는 격한 반발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앵커: 계파 갈등이 끝내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친이, 친박 간의 감정은 지난 17대 대선 경선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워낙 격했던 경선이었고, 서로 간 감정적 골이 채 아물기도 전에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이른바 친박계 학살로 표현되는 공천파동이 일었습니다. 정확히 4년이 흐른 지금 이번에는 반대로 친이계가 대거 공천에서 탈락했는데요, 격세지감을 낳는 정치 보복으로 친이계는 규정하고 있습니다.차명진 의원은 "오직 기준은 친이, 친박뿐이다"고 말했고, 전여옥 의원은 "이게 박근혜 위원장의 그릇"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앵커:자, 그럼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이 지난 18대 총선처럼 연대해 무소속으로 나설 가능성은 있나요?
 
기자: 하나같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한마디로 정치생명을 끝내겠다는 선언과 같으니까요. 그러나 가능성과 실제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먼저 친이계는 박근혜 위원장에 대적할 자체 대선후보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그나마 잠룡 3인방으로 불리지만 박 위원장의 적수로 불리기엔 상당히 미흡합니다. 또 정몽준, 이재오 두 사람은 공천을 주면서 발을 묶어 버렸죠, 김 지사는 현역 단체장이구요. 움직일 공간이 적다는 말과 같습니다. 여기에다 이들 누구도 견고한 지역기반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8대 공천파동 때 박 위원장이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살아서 돌아오라"고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근혜라는 차기 유력주자와 그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영남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앵커: 실제 파급력은 미지수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이번 공천에서 또 달리 눈여겨 볼 대목은요?
 
기자: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가졌던 대목은 부산 사상에 출전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누가 맞설 것인가였는데요, 결국 27세의 당찬 예비후보 손수조씨로 확정됐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새누리당의 권력구조가 고스란히 묻어나 있습니다. 텃밭에서 패배주의에 빠져 벌써부터 퇴로를 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곧 중량감 있는 인사에 대한 바람으로 이어졌습니다. 대안이 설동근 전 교육부 차관이었구요. 중앙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부산시 교육감을 내리 3선한 인물로 지역 내에선 인지도나 무게감이 남 달랐습니다. 해서 공천위에서 비밀리에 두 사람을 놓고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결과에서도 설 전 차관이 이겼습니다. 격차 또한 컸던 것으로 전해졌구요. 그런데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막판에 손 예비후보를 강하게 밀었습니다. 위원장 뜻이 워낙 강경했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인데요, 이면에는 박근혜 위원장의 뜻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손씨를 적극 마케팅한 보수 언론의 역할도 컸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다른 문제점은 없었나요?
 
기자: 사실 모든 언론이 친이계 학살에만 초점을 뒀는데요, 이에 가려진 문제성 공천도 눈에 띕니다. 먼저 경기 용인수지 공천이 확정된 한선교 의원의 경우 지난해 국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파문의 중심에 있던 인물입니다. 그가 문방위에서 공개한 녹취록은 시청률 인상안의 이해당사자였던 KBS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란 게 의혹의 중심입니다. 한 의원은 경찰의 수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는데요, 이유로 내세웠던 게 면책특권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새누리당은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국회의원으로서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습니다. 약속과 공천이 다른 셈이죠. 또 서울 서대문갑에 공천된 이성헌 의원은 경기도 용인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분양 승인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구요, 경기 의정부을 경선에 나서게 된 홍문종 전 의원은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쳐 당으로부터 제명 처리된 인사입니다. 문제는 이들 모두가 친박계 핵심인사라는 점인데요, 비리 의혹만 제기되더라도 단죄를 하겠다던 비대위의 천명은 결국 계파 이해 앞에 무릎을 꿇은 셈이 됐습니다.
 
앵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새누리당은 이번 주 내로 텃밭인 영남권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친박계 핵심인사는 영남권 발표가 있으면 친이계 학살이란 주장은 쏙 들어갈 것이라고 장담했는데요, 실제 그럴 개연성이 충분해 보입니다. 전체 18개 지역구 중 17곳을 석권하고 있는 부산의 경우, 단수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서병수, 김세연 의원 외에 이진복, 박민식 의원만이 공천 안정권에 들어와 있다는 평가입니다. 나머지는 탈락이거나 경선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죠. 12개 지역구 전체를 장악한 심장부 대구로 가면 상황은 더욱 비참합니다. 이미 공천이 확정된 유승민, 조원진 의원 외에 살아남을 현역이 전무하다는 얘기가 당내에 돌고 있습니다. 영남권은 친이계가 포진한 수도권과는 달리 친박계 의원들의 안방입니다. 이들에 대한 칼을 휘두름에 있어 손에 정을 두지 않겠다는 이야기인데요, 끝까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앵커: 자, 이번엔 민주통합당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공천이 상당 부문 진행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5차 공천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셈입니다. 문제는 국민 기대치와의 괴리입니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 2차 공천 결과였습니다. 현역 의원 탈락이 전무했을 뿐더러 도로 열린우리당, 17대 재연이란 조소까지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486의 귀환이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운동권 출신으로 얽혀 있는 이들이 제도권 내에서 보여준 행태는 개혁이 아닌 기회주의였다는 게 일반적 평가입니다. 이들이 뚜렷한 반성 없이 카르텔을 형성해 되돌아오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큰 이유죠. 특히 그 중심에 임종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딜레마입니다.
 
앵커: 임 사무총장이 문제가 됐다? 어떤 면에서죠?
 
기자: 한명숙 체제 출범 직후 임종석 전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등용됐을 때 모두들 의아해 했습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 할지라도,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서부터 한명숙 대표까지 검찰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할지라고 이건 아니지 않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도부가 첫 일성으로 공천혁명을 예고한 터라 그 기준은 무엇보다 도덕성과 정체성이 될 게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천 중심에 설 인물로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임 총장이 발탁된 것입니다. 임 총장이 공천을 확정 받던 날 같은 혐의의 이화영 전 의원도 공천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기준 잣대가 무너진 것이었고, 이는 형평성의 문제로 이어져 누구에게도 칼을 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앵커: 임 총장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본인 스스로도 큰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총장으로선 억울한 점이 있겠지만 당에 공천을 반납하는 게 문제해결의 단초임에는 분명한 듯 보입니다. 그래야 그를 기용한 한 대표도 한층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당내에선 임 총장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호남과는 상황이 정반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17대, 18대 전현직 의원들이 그대로 이름을 올린 수도권과는 대조적으로 호남에는 칼날이 떨어졌습니다. 어제 4차 공천 발표에서 강봉균, 김영진, 김재균, 신건, 조영택, 최인기 의원 등 6명의 현역들이 줄줄이 낙천했습니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박상천·장세환 의원과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긴 정세균·정동영·김효석·유선호 의원을 더할 경우 호남 물갈이 대상 지역은 총 13곳이 된 것입니다. 여기에는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투신자살이 발생한 광주 동구도 포함됐습니다. 민주당은 광주 동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정하는 극약 처방을 내놨습니다. 향후 경선과정에서 현역 의원의 추가 탈락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호남 물갈이 폭은 최대 60~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반발이 불가피할 듯한데.
 
기자: 문제는 쫓기듯 호남에 칼을 들이댔다는 것입니다. 수도권 공천에 대한 여론의 싸늘한 시선은 당 지지도의 역전을 불러왔습니다. 새누리당에게 1위를 내줬죠. 여기에다 새누리당의 대대적 텃밭 쇄신이 유력해지자 호남 물갈이에 대한 수위와 폭이 한층 커졌다는 게 당내 중론입니다. 작용이 반작용을 불러온 셈이죠. 당장 낙천 현역들을 비롯해 호남권의 반발이 일었습니다. 사전에 살생부 등이 떠돌며 대대적 호남 숙청을 예고하더니 결국 사실이 됐다는 거죠. 결국 통합의 본질이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결합은 대립과 갈등으로 비화된 셈입니다.
 
앵커: 한국노총과 시민통합당 출신의 반발도 잇달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자:민주통합당이 구 민주당,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이렇게 세 정파가 합쳐진 건데요. 그렇다면 공천 과정에서 최소한의 배려는 있어야 하질 않느냐, 그것이 통합 정신에도 부합되는 것 아니냐는 얘긴데, 사실 구 민주당이 공천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거죠. 한국노총 출신의 이용득 최고위원은 당무에서 이미 손을 뗐습니다. 거기에다 계속해서 밀실공천이 자행될 경우 조직의 중지를 모아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고 압박했는데요, 양자가 입을 타격이 워낙 커서 이탈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시민통합당의 반발도 거센데요, 문제는 시민통합당을 이룬 상당수인 친노가 아니라 시민사회 출신의 배제에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이 물밑에서 논의되는 대로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연대를 이뤄 수도권 전선에 뛰어들 경우 결국 1~2%로 당락이 좌우되는 수도권 전망은 극히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까지 공천 경쟁에선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앞질렀다 봐도 되는 거네요.
 
기자: 그렇게 분석됩니다. 물론 생존이 달린 공천이 잡음 없이 진행될 순 없습니다. 얼마나 잡음을 최소화하고 갈등을 조정하느냐는 게 지도부의 정치력인데요, 이 점에선 분명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앞섰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박 위원장은 사실상 전권을 장악한 1인 지배 체제이고, 한 대표는 각 계파가 어우러진 집단지도체제에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 한계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정치팀 김기성 기자였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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