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금융기관 전직원의 정규직화 방안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새누리당은 오는 4월 총선공약으로 2015년까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직원의 완전 정규직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은행의 비정규직들은 상당수 정규직에 준하는 대접을 받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이를 정규직화해 근로조건을 한층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이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정부가 사기업인 은행에 강제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해도 직군제로 분류돼 임금과 승진에 있어 정규직과 차별이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은행 "비용 상승·기존 행원과의 형평성 문제"
은행들은 새누리당의 금융기관 전직원의 정규직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파트타이머인 기간제계약직 행원들의 무기계약직화를 하는 부분은 검토할 수 있지만, 이들을 모두 정규직화하기엔 인건비 상승 문제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업무량이 많은 기존 정규직을 무시한 채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정규직 내에서도 업무에 따라 급여가 다르다"며 "본부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사무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인건비가 올라간다"며 "또 업무량이 많은 기존 정규직 행원을 무시한 채 이들만 정규직화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계약직 행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모두를 정규직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고용은 연봉이나 계약 조건에 따르는 것"이라며 "무기계약직으로 하는 것은 몰라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정부가 압박해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시민단체·노조 "긍정적이나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
반면 시민단체와 금융노조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고용과 임금 문제는 기업인 은행의 고유 권한이라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해도 따로 직군을 만들어 관리하기 때문에 임금과 승진에서 정규직과 차별이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무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간사는 "금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고용과 임금 문제는 기업인 은행의 고유 권한이라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 간사는 "금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데 있어 이들의 처우가 기존 정규직과 차별이 없도록 함께 개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낙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대변인은 "신누리당의 총선공약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하지만 이 공약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성 대변인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지만 직군제로 분류해 인사나 급여, 복지에서 차별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정규직 전환은 또 다른 차별을 불러와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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