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방송출연금지 첫날..기회 잃은 잠룡들 '속앓이'
손학규·정몽준·김문수 등 "출연 기준이 대체 뭐냐?" 불만
2012-01-12 17:20:40 2012-01-12 17:20:40
[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국회의원 총선거를 90일 남겨둔 12일부터 정치인들의 방송출연이 금지된다. 언론사 보도와 토론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어제까지 방송에 얼굴을 선보였던 대선 후보들과 그렇지 못한 후보들 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제는 기회 자체가 봉쇄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SBS의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했다.
 
박 위원장은 방송에서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공개했고, 문 이사장은 격파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출연으로 시청률도 껑충 뛰었고, 두 사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파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방송에 출연하지 못한 잠재적 대권 후보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대권주자의 측근인 정치권 관계자는 "SBS측에 그들이 힐링캠프에 출연한 기준이 뭐냐고 문의하면서 의원을 출연시키려고 했더니, 외주제작이라는 핑계만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의원께 출연 못 시켜드려 죄송하다고 했더니, '(마음이) 아프다.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박근혜·문재인 등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방송에 출연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송의 힘은 이미 오래전에 입증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명박 현 대통령이다. 1990년 10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1년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야망의 세월>은 기업인 이명박을 일약 정치권의 스타로 발돋움시켰다.
 
이어 지난 2007년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이명박 후보는 SBS의 '좋은 아침'에 출연해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며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했고, 이후 현직 대통령 최초로 KBS의 '아침마당'에 출연해 다시 어머니 이야기하며 펑펑 눈물을 흘려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도 MBC의 '무릎팍 도사' 출연을 통해 '안철수 열풍'을 가져오는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 허구적인 이미지 정치에 휘둘릴 것인지 굉장히 걱정스럽다"면서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일방적으로 출연자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의 자질과 무관한 감성적인 접근으로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사실의 왜곡이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이야기로 알려진 드라마 <야망의 세월>은 실제 사실과 다르게 과장하거나 왜곡된 내용이 많았는데, 이같은 왜곡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교수가 출연한 '무릎팍도사'도 일방적으로 안 교수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뉴스토마토 이나연 기자 white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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