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전기차용 완속 충전기가 올해 처음으로 공급된 가운데 전기차에 저장한 전력을 꺼내 쓰는 '역송전 장치' 실증시험이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 제조 업체들 중 일부는 역전송 장치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역송전(Vehicle to Grid·V2G)이란 전력망과 전기차 배터리 전원을 연결해 전력을 주고받는 기술이다.
지금은 전기차 충전기로 충전만 가능하다. 그러나 V2G의 등장으로 운전자가 저렴한 시간에 전력을 저장한 뒤 비싼 시간에
한국전력(015760)에 되팔 수 있게 될 날도 머지않게 된 것이다.
우선 V2G 기술은 전기차의 높은 가격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는 동급 가솔린 차량보다 2배 이상 비싼 탓에 차 값이 보급의 걸림돌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한전은 전기차 확대를 보조하기 위해 전기차용 전기요금을 휘발유의 40~50%선으로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량 가격이 고가여서 연료비가 덜 든다는 것만으로는 유인효과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V2G가 도입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저렴한 시간대에 전력을 전기차에 저장한 뒤 비싼 시간대에 판매해 차익을 실현하는 이른바 '전력 차액거래'가 적용되면 운전자들은 전기차의 경제적 이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미국 북동부지역 전력거래기관(PJM)에서는 역송전 실증시험을 통해 전기자동차 1대당 연간 3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 비상시엔 예비전력 이용 가능
운전자 입장에서 V2G를 이용하면 또 하나의 이점이 있다. 전기차를 비상시 예비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사태를 겪은 뒤 전기차를 비상 전력 저장장치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기차를 둔 가정이라면 이틀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전기차에서 꺼내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한국은 자연 재해의 피해가 적어 용도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지난 9월 예비 전력이 바닥나 '블랙아웃' 직전까지 갔던 아찔한 경험을 떠올려보면 가정용 비상 전력의 확보 차원에서 활용 가치가 있다.
◇ 한전 컨소시엄 이르면 내년 1월 실증시험 시작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전기차 충전기 구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V2G 개발에 적극 나서는 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 LG CNS의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브이엔에스(V-ENS),
피앤이솔루션(131390)이 참여하는 한전 컨소시엄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전 컨소시엄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제주도 스마트 그리드 단지에서 실증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V-ENS가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서 V2G가 가능한 차량 시스템을 개발하고, 피앤이솔루션이 차량의 전력을 상용 전력망으로 올리는 V2G 장치를 만든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번 시험은 상업성을 판단하기보다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테스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어 시스템 전문기업인 중앙제어는 지난 10월 지능형 전력망 연계 V2G 급속 충전 설비를 공개하고, 현재 제주대학교 첨단기술연구소, 전력저장시스템(ESS) 전문기업 등과 지능형 전력망 연계 충전 플렛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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