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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북리뷰)한은맨의 쓴소리..'한국경제의 미필적 고의'
"잘사는 나라에서 당신은 왜 가난한가"..정대영 지음, 한울 펴냄
2011-07-21 11:26:02 2011-07-21 11:26:16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한국의 2008년 금융위기 대응 정책은 환율인상, 금리인하, 재정 확대 등과 같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과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주를 이뤘다.
 
즉, 대부분이 단기 경기조절정책으로 ‘성장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단기부양책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오히려 양극화, 과도한 경제개방, 물가불안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pp..200~201)
 
▲ <한국경제의 미필적 고의>
        (정대영 지음, 한울 펴냄)
정대영 한국은행 인재개발원 주임교수가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환율상승과 감세정책, 4대강을 포함한 부동산 경기부양책’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 사회가 됐는지 물어본다. 책의 부제인 “잘사는 나라에서 당신은 왜 가난한가”라고 묻는다. 환율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성장론자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한다.
 
“일반적으로 성장론자라 부르는 이들이 주장하는 금리인하, 환율인상 등의 정책으로는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고, 잘못하면 오히려 국민경제에 부작용만을 남길 수 있다.(pp.24~25)
 
“‘진정한’성장론자라면 금리, 환율, 재정 등의 거시정책에만 매달리지 않고, 성장의 결정 요인인 자본 총량과 가용 노동량 확대, 기술혁신을 위한 법과 제도, 관행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p.25)
 
정 교수는 '금융규제와 검사’도 강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갔다고 분석한다. “기본적으로 취급 업무에 대한 사전 규제’를 주로 했으며,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는 건전성 보다는 법규 위반 여부에 대한 검사가 우선이었다(p.132)”고 한다.
 
아울러 한국 금융산업이 경쟁력이 없고 국제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정 교수는 "과다 보호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금융기관을 대형화한다고 저절로 경쟁력이 생기고 국제화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이 영업의 다변화와 다각화 등 제대로 된 경영을 통해 성장한 결과물이 국제적인 대형 금융기관인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은 대형화될 수 있지만 대형 금융기관이 경쟁력을 갖춘다는 보장은 없다(p.120)
 
정 교수는 4년 가까이 한국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장 때의 숙고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책을 쓰게 됐다. 해외근무를 통해 한국 경제를 한 발 떨어져 비교하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각 주제별로 책을 읽다보면 '성장과 안정'이라는 해묵은 논쟁이 논쟁거리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체감 실업률과 통계상의 실업률이 차이가 나는 까닭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속이 다 시원하다.
 
특히 우리 경제현실만 분석하기보다  각 주제에 해당하는 외국 사례 등를 들어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이렇게  물가가 오르고 중산층과 서민들의 삶은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야기한 환율주권론자들이 여전히 정부 경제 실세 자리를 유지하며 자기들이 야기한 상황에 사과 한마디 없다.
 
출구전략이 늦어져 가계부채는 증가하고 고물가는 겁잡을 수 없는 현 시점의 진퇴양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에게 집중되는 감세정책을 이 정부는 왜 이토록 유지하려고 하는 것인가.
 
토목공사 확대로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별로 없고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경제구조가 왜곡되는 등 부작용이 큰 걸 뻔히 알면서도 정부는 4대강 등 토목 공사 중심의 재정지출 확대정책을 펴왔을까.
 
정 교수는 단호하게 주장한다. '미필적 고의'라고.
 
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joist189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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