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진 도입 본궤도…오남용·부작용 방지는 여전히 숙제
내년 1분기 미프진 단계적 도입…'부작용 최소화'가 당면 과제
2026-10-23 13:56:25 ㅣ 2026-10-23 13:56:25
[뉴스토마토 김형준 기자] 미프진(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도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오남용·부작용 방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미프진의 대표적 부작용은 심한 복통과 과다출혈 등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페프리스톤 시판 후 지난 2024년까지 2740건의 이상 증상을 보고받았다고 집계했습니다. FDA는 미프렉스(미페프리스톤) 복용안내서에 100명 중 2~7명은 임신 조직이 자궁에서 완전히 배출되지 않아 수술이 필요하다고 명시했습니다.
 
정부는 내년 1분기부터 임신 9주 이내를 대상으로 미프진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입니다. 위해성관리계획(RMP)을 심사하고, 초기 2년간 사용 실태와 부작용을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 기간에는 의료기관 내 의사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합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부작용, 어떻게 예방하나
 
우선 모든 진료 과정에 앞서 이상 증상과 시술 가능성을 안내하고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손윤희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개인에게 위험성을 인지시키지 않으면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복용 전 초음파 검사는 필수입니다. 마지막 생리일만으로 계산하면 임신 주수가 크게 틀릴 수 있습니다. 초음파로 아기집이 자궁 안에 있는지, 정부 허가 범위 기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자궁외임신을 미리 걸러내야 합니다. 임신 호르몬 수치, 빈혈 여부, 혈액형(Rh), 함께 복용할 수 없는 약도 확인해야 합니다.
 
중복 처방을 막기 위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처방 기록도 관리 대상입니다. 다만 낙인이 생기지 않도록 이름 등 개인을 알 수 없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수사·행정 목적의 정보 제공은 법으로 금지해야 합니다.
 
의료기관 연계는 필수 사항입니다. 복용 후 이상 증상에 대한 상담이 언제든 가능하도록 24시간 핫라인 창구를 운영해야 합니다. 동네 의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응급 상황에 대비해 가까운 종합병원과 연계도 중요합니다. 연계망 확보 책임은 국가와 지자체의 몫입니다.
 
일본은 약물을 승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 초기부터 입원 가능한 병원이나 유상 진료소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임신낭이 배출될 때까지 입원하거나 병원 안에서 대기했습니다. 귀가한 환자는 원칙적으로 1주일 이내 재방문해 임신중지 완료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의료기관 원내 조제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서울시약사회 측은 약사를 배제한 채 조제가 이뤄진다면 안전관리에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한상훈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학술이사는 “약국 조제, 온라인 유통이 열리면 대리 처방이나 불법 재판매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초음파를 통한 자궁외임신 감별 등 여성 안전 최우선 관점에서 의료계 의견을 청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식약처가 약물 허가사항 및 RMP를 확정하면, 이를 기준으로 의료계와 협의해 안전한 사용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내년 1분기부터 임신 9주 이내를 대상으로 미프진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사진=Exelgyn 홈페이지)
 
도입 다가오는데…법안 정비 시급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지 7년이 지났지만, 관련 법안은 여전히 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모자보건법은 여전히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약물에 의한 임신중지 허용 기준과 처방·사용 절차가 별도로 명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형법상 낙태에 대한 허용 기준과 절차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며 “현재는 임신 전 기간에 걸친 낙태가 허용된 상태”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헌법상 임신중지 권리를 인정한 상태에서 미페프리스톤 도입이 이뤄졌습니다. FDA는 지난 2000년 기존 신약 승인 제도에 따라 미페프리스톤을 허가했습니다. 당시 연방규정인 Subpart H를 적용해 안전관리 조건을 부과했습니다. 임신 기간, 처방 자격, 교부 방법, 사후 확인 등을 설정한 것입니다.
 
복용 당사자와 의약품 제조업체 또는 의사 간 법적 다툼 가능성도 점검해야 합니다. 약사법 제86조의2 제1항은 ‘의약품의 제조업자·품목허가를 받은 자 및 수입자’로부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부담금을 부과·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안의 실효성은 떨어집니다. 약물에 의한 부작용 발생 시 의약품과 현 증상 간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스스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일형 법률사무소 리오 대표변호사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 보상제도가 실무상 인정된 사례는 많지 않다”며 “입증책임 전환 법리의 도입 등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김형준 기자 joon011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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