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렌탈업체와 계약해 물품이나 서비스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금융사에 넘어간 렌탈채권까지 떠안은 가운데, 금융사들이 피해구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사별 구제 수준에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JB우리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렌탈채권을 전액 면제하고 기납부금을 반환하는 방향으로 합의한 반면, 롯데카드는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한 뒤 감면 수준을 정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7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JB우리캐피탈은 피해자들의 렌탈채권 전액 면제와 기납부금 반환을 추진하기로 구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자 단체 측은 "JB우리캐피탈과 구두 합의가 이뤄졌으며 구체적인 피해구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나캐피탈 역시 피해자들의 채권을 전액 면제하고 기납부금도 반환하는 방향으로 구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피해는 다온M&C, 보스제이홀딩스, 먹구구독생활, HMR 등 렌탈업체와 계약한 소상공인과 개인을 중심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정부지원사업 등을 내세워 정수기·가전제품과 커피머신·라면기계 등 식음료 장비, 냉동자판기·솜사탕기계·키오스크·무인커피머신 등 무인매장 관련 기기를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제공·설치해준다고 홍보한 것으로 피해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계약 이후 약속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받지 못했는데도 렌탈료 납부나 채권 추심 요구를 받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렌탈업체가 피해자 명의로 발생한 렌탈료 채권을 금융사에 넘겼기 때문입니다. 다온M&C 관련 채권은 하나캐피탈에 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으며, 한 소비자가 여러대의 렌탈제품을 계약한 경우 각각 렌탈채권이 서로 다른 금융사에 매각돼 여러 금융사와 채무 관계가 발생한 사례도 있습니다.
금융사별 대응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MBK가 최대주주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는 현재 구제 규모와 비율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자체 심사를 통해 피해 사실과 정도 등을 확인한 뒤 감면 수준을 정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측은 JB우리캐피탈의 구제 수준을 고려해 롯데카드에도 조속한 피해구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롯데카드 관련 피해자는 약 200명, JB우리캐피탈은 약 50명 수준으로 피해자 측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파악된 것보다 클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해자 단체는 전체 피해자가 약 2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캐피탈 관련 피해자는 약 800명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1인당 한대의 렌탈장비 계약금액을 약 2000만원으로 가정하면 하나캐피탈 관련 피해 규모만 약 16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한 사람이 2~3대를 계약한 경우도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나캐피탈을 비롯해 여러 금융사로 확대하면 전체 피해 규모는 약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단체 측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한편, 렌탈채권 팩토링 과정에서 금융사가 실제 계약과 거래의 실재성을 제대로 확인했는지도 쟁점입니다. 금융감독원도 관련 금융사를 대상으로 자체 점검에 나서는 등 렌탈채권 관리·내부통제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렌탈채권 팩토링은 금융사가 렌탈업체의 렌탈료 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계약자로부터 렌탈료를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피해자들은 채권 양도 사실을 별도로 안내받지 못했으며, 계약 확인을 위한 해피콜도 렌탈업체가 진행해 금융사에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금융사들은 렌탈업체와 적법한 계약에 따라 렌탈료 청구권을 넘겨받았다는 입장입니다.
렌탈사기 피해자들과 윤종오 진보당 의원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9월16일 국회 소통관에서 JB우리캐피탈 진상규명 및 피해구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윤종오 의원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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