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호황 ‘복병’은 전력난…삼성·SK ‘예의주시’
미 데이터센터 전력 34% 부족 전망
출하·재고 부담 넘어 수요 둔화 변수
2026-10-06 15:24:56 ㅣ 2026-10-06 15:24:5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의 전력 부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AI 서버 구축 일정이 늦어질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제품의 출하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도 향후 재고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단지 전경.(사진=뉴시스)
 
6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오는 2028년까지 필요한 전력의 약 34%를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부족 규모는 약 32기가와트(GW)로, 자체 발전과 연료전지 등 전력망 외 보완수단을 반영한 이후에도 상당한 전력 부족이 남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전력난이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을 넘어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마치더라도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서버 설치와 가동 일정 자체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고객사가 전력 부족으로 AI 서버를 계획대로 설치하지 못할 경우 관련 부품의 납품을 늦추거나 주문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메모리와 광통신 부품, 전력관리반도체(PMIC), 아날로그 반도체 등이 상대적으로 재고 부담에 더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터센터 투자 자체가 취소되지 않더라도 실제 가동 시점이 계획보다 늦어지면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생산 시점과 고객사의 실제 수요 사이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양사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HBM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메모리 공급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설비투자와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한 제품입니다.
 
메모리 업체가 생산능력을 늘린 이후 전력 확보 문제로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출하 일정이 조정되거나 재고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부족으로 고객사의 서버 설치 일정이 늦어지면 메모리 출하 시점이 밀리거나 일부 재고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단순한 납기 지연보다는 전력난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자체가 미뤄지거나 투자 규모가 줄면서 AI 메모리 수요 자체가 둔화하는 상황이 더 큰 변수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이 실제 수요 감소로 이어지느냐는 점”이라며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투자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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