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곤돌라 2심 재판부 "서울시, 해제기준 전혀 검토 안 해"
1심 '해제요건 미충족'…2심은 검토 과정까지 판단해
서울시 '전문적 판단 존중해야'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아
2026-09-27 13:10:40 ㅣ 2026-09-27 13:10:40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기준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항소심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진 서울시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균형발전특별분과 위원장을 비롯한 특별분과위원 등이 8월25일 서울 중구 남산 정상부를 찾아 남산 곤돌라 추진 현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뉴스토마토>가 지난 17일 선고된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의 남산 곤돌라 관련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재판부는 서울시가 처분 당시 공원녹지법 시행령상 해제기준을 검토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쟁점조항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해제요건에 관한) 실질적인 조사나 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서울시가 곤돌라 지주를 설치하기 위해 남산 일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해제한 게 적법한지를 두고 시작됐습니다.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 지주 5개 가운데 2개를 45~50m 높이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는 12m를 넘는 공작물 설치가 제한됩니다. 이에 서울시는 2024년 곤돌라 지주를 설치할 일부 지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제외해 근린공원으로 편입했습니다. 한국삭도공업과 주민 등은 이 과정에서 법이 정한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한국삭도공업은 1962년부터 약 64년간 남산케이블카를 운영해 온 사업자입니다.
 
쟁점이 된 건 공원녹지법 시행령 제25조 1항 3호입니다. 해당 조항은 도시자연공원구역의 변경 또는 해제 대상으로 '녹지가 훼손되어 자연환경 보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 지역' 또는 '도시민의 여가·휴식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지역'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처분 당시 법령 검토 과정을 들여다본 결과, 서울시가 관련 법규를 검토하면서도 정작 해당 시행령 조항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해제요건에 관한) 실질적인 조사나 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이는 1심보다 구체화된 판단입니다. 앞서 1심은 남산 쟁점구역이 자연환경 보전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거나 여가·휴식공간 기능을 상실한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법에서 정한 해제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서울시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해제기준에 불확정개념이 사용된 만큼 행정청의 전문적·기술적 판단이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서울시가 처분 당시 쟁점조항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전문적 판단의 당부(當否)가 문제 되는 사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기준에 따른 판단이 실제로 이뤄졌는지가 먼저라는 겁니다.
 
서울시는 항소심 패소 뒤 대법원 상고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삭도공업은 2심 선고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남산의 환경 보전과 시민 편익, 교통약자 접근성 개선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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