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담합 과징금 1426억원 면제…상생지원 고작 6억원
리니언시 적용으로 과징금 전액 면제
인쇄연합회, 상생지원 규모 미미 평가
2026-08-26 15:57:38 2026-08-26 16:26:15
[뉴스토마토 이하림 기자] 인쇄용지 가격 담합으로 약 1426억원의 과징금이 산정됐던 한솔제지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리니언시'를 통해 납부액 전액을 면제받았습니다. 한편 한솔제지가 제재 이후 중소 출판·인쇄업계에 내놓은 종이 무상 지원사업의 규모는 최대 6억원입니다. 인쇄업계에서는 과징금 일부를 피해 산업과 소상공인 보호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담합 기업에 대한 자진신고 감면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를 비롯한 전국 중소 인쇄업계는 제지사 담합 피해 구제책 마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합회는 담합 과징금이 전액 국고로 귀속돼 직접 피해자인 중소기업의 피해 복구에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과징금을 활용한 피해구제기금 신설과 공정거래법 개정, 제지사 주도의 상생협력기금 조성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담합 제지사들이 리니언시를 출구전략으로 활용해 법적 제재를 회피했다며, 반복적으로 담합한 기업에 대해서는 리니언시 감면 기준 강화도 촉구했습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무림P&P·무림SP, 한국제지, 홍원제지 등 6개사의 인쇄용지 판매가격 담합행위에 대해 총 3383억원의 과징금을 산정했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60차례 이상의 모임을 통해 인쇄용지 기준가격을 인상하거나 할인율을 축소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공정위는 담합 기간 인쇄용지 판매가격이 평균 71%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솔제지는 6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1425억8000만원의 과징금이 산정됐지만 리니언시 적용으로 전액을 면제받아 관련 비용을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3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과징금을 일부만 감면받거나 감면받지 못한 무림페이퍼와 한국제지는 관련 비용을 반영하면서 대규모 순손실을 냈습니다.
 
한솔제지는 공정위 제재 발표 이후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지난 7월 중소 출판·인쇄업체 200곳에 업체당 최대 300만원 상당의 종이를 제공하는 '출판·인쇄 동행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전체 지원 한도는 최대 6억원 수준입니다.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의 지원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인쇄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솔제지는 지난 7월부터 인스퍼 브랜드 5개 품목의 할인율을 5% 환원했습니다. 연합회는 이로 인해 거래처의 실질적인 구매가격이 상승했다며, 지난 5월 제지업계와 인쇄업계가 체결한 상생협약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솔제지 측은 가격 조정에 대해 "펄프 등 주요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가격 결정 과정의 준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사결정 통제 절차를 강화하고 공정거래 분야의 준법 자율점검을 내실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상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임직원 교육도 지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지원 규모가 미미하다는 인쇄연합회의 평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한솔제지)
 
이하림 기자 poetr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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