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민선 9기 울산시 인사가 사실상 멈춰 섰습니다. 여소야대 지형의 시의회가 울산시의 조례안과 조직개편안에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이달 말 예정됐던 정기 인사까지 연기된 겁니다. 간부 공석 장기화는 물론 승진과 전보, 구·군 인사 교류까지 줄줄이 멈춰서는 상황이라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울산시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 모습. (사진=울산시의회)
30일자 정기인사 중단…고위 간부 3분의 1 '공석'
22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울산시는 오는 30일자로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에 발맞춘 대규모 정기 인사를 준비해 왔습니다. 민선 9기 출범에 따른 간부 공석 해소도 기대됐습니다. 그러나 시의회가 조직개편에 관한 조례안 처리를 보류하면서 인사 일정도 멈춰 섰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실·국·본부장급 고위 간부 공백의 장기화입니다. 현재 울산시 본청엔 퇴직 등으로 인해 복지보훈여성국장, 건설주택국장, 녹지정원국장, 행정국장, 울산경제자유구역청 사업총괄본부장, 종합건설본부장 등 6개 주요 보직이 비어 있습니다. 국가직인 기획조정실장을 제외하면 울산시 자체 인사 대상 실·국·본부장(17명) 중 3분의 1 이상이 없는 셈입니다. 현재 해당 보직들은 모두 직무대리 체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습니다.
1400여명 인사 연쇄 지연…공직사회도 피로감↑
인사 지연은 간부 공석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실·국·본부장 인사는 과장과 팀장을 포함한 전 직원 인사와 연쇄적으로 연결됩니다. 울산시 본청 정원은 1420명으로, 서기관 66명, 사무관 256명이 근무 중입니다. 상위 직급 인사가 이뤄져야 후속 승진과 전보가 가능한 구조여서 조직 전체의 연쇄 인사 적체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직사회 전반에선 업무 혼선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자리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몰라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고, 사실상 일이 붕 떠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승진 대상자들 사이에서도 "상위 직급 임용 날짜가 늦어지는 만큼 급여 손실이 발생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여파는 구·군으로도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울산시는 과학기술직·사서직·전산직 등 3개 직렬 6급 이상을 대상으로 구·군 인사 교류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번 인사 연기로 해당 교류마저 미뤄졌습니다. 시와 구·군이 시기를 맞춰 인사를 진행하는 만큼 기초지자체 후속 인사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시청 관계자는 "다음 임시회가 다음달 31일 시작되는데, 보완 자료를 제출해 의회를 적극 설득할 계획"이라며 "조직개편안이 통과되면 즉시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의회 '여소야대' 정국에 민선 9기 시정도 경색
한편, 시의회의 여소야대 지형이 민선 9기 울산시에 발목을 잡은 건 이번만이 아닙니다. 현재 울산시의회는 전체 22석 가운데 국민의힘 15석, 민주당 6석, 진보당 1석입니다.
앞서 울산시의회는 지난 20일 제9대 개원 이후 처음 열린 임시회에서 울산시가 제출한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공무원 정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 보류했습니다. 두 조례는 노동위원회와 감사청렴위원회 신설을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그런데 시의회는 조직 신설의 근거가 되는 위원회 설치·운영 조례가 함께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울산= 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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