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책' 드라이브…'일자리·주거' 묘안은 없어
청년 취업자 25만5000명 ↓…임차 비율 82.6%, 주거 불안 심화
추가 세수 활용해 지원 확대…청년 체감할 근본 대책 필요성 제기
2026-07-10 17:11:18 2026-07-10 17:11:18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중동 전쟁에 따른 기업 부담 확대와 인공지능(AI) 대전환 속에서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도권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내 집 마련의 문턱도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재명정부가 일자리와 주거를 중심으로 청년 지원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단발성 지원에 그칠뿐, 구조적 원인을 해소할 방안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5월 1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한 학생이 채용정보 게시판 앞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 고용·주거 안정 '흔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용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습니다. 성장이 반도체와 IT 등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일부 산업에 집중된 데다, 중동 전쟁 여파까지 겹치면서 고용시장에 부담이 커진 것입니다.
 
10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취업자 수는 2912만명으로 1년 전보다 4만명 감소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15~29세 청년층의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청년층 취업자는 34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5000명 줄었고, 청년 고용률도 46.2%에서 43.8%로 2.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일하는 청년도 감소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온라인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5월 상용직 근로자 수는 처음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이 15~29세 청년층을 넘어섰습니다. 상용직 근로자는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임금근로자로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됩니다. 청년층 상용직 근로자는 지난해 228만1000명에서 올해 212만4000명으로 크게 감소한 반면, 고령층은 207만9000명에서 220만명으로 늘면서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청년층의 주거 불안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의 임차 거주 비율은 82.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임차 비율은 85.9%에 달했습니다. 주거 환경도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열악한 수준입니다. 청년가구의 12.6%는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으며, 5.3%는 고시원 등 기타 유형의 거처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비율이 21.8%, 오피스텔 거주 비율은 16.2%로 집계됐습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7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년정책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처)
 
정부, '추가 세수 활용' 청년 지원 확대…구조적 해법은 '산 너머 산'
 
청년들의 고용·주거 이중고가 심화하자 정부도 관련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획예산처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청년정책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분야별 청년정책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청년층의 고용과 주거 불안을 핵심 과제로 꼽으며 관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일자리 분야에서는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로 양질의 첫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이에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을 대상으로 주거비와 교통비를 결합한 패키지 지원 방안이 논의됐으며, 기업 지원 중심에서 청년 직접 지원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주거 분야에서는 '마이홈' 등 주거복지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전세대출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이 밖에도 자산 형성과 결혼 지원 방안 등이 함께 다뤄졌습니다. 기획처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 과정에 반영할 방침입니다.
 
고용노동부 역시 청년 지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이날 '소득기반 고용보험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제도 개편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이번 개편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고용보험에 포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적용 기준이 소득 중심으로 바뀌면 청년층 비중이 높은 아르바이트와 N잡 종사자 등도 고용 안전망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현행 월 60시간(주 15시간) 이상 근로에서 월 보수 80만원 이상으로 변경할 계획입니다.
 
노동부는 전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인공지능 전환(AX)과 탄소중립 전환(GX)에 대응해 청년 일자리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이어드림스쿨 등을 활용한 실무 중심 교육훈련으로 AI 엔지니어 등 전문인력 양성 기회를 확대하고, 창업 활동 자금과 창업 공간 지원은 물론 법률·세무 자문, 선배 창업자 멘토링 등 창업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당정은 반도체발 추가 세수를 활용해 청년세대를 위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청년정책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5일 제9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추가 세수로 기금을 조성해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을 포함한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며 "'K자형 양극화' 해소와 청년들을 위한 주거·창업·일자리 지원 등 대한민국의 미래에 과감히 투자하고자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청년정책이 단기 지원에 치우쳐 청년들의 실제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논의되는 청년 정책은 급조된 것 같다. 한시적이거나 청년들의 직접적 욕구가 반영된 것 같지 않다"며 "예컨대 반도체 분야 일자리를 확대해도 해당 전공 학생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제 채용은 경력직이나 외국인 노동자로 채워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청년들이 최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취업 여건은 워라벨"이라며 "워라벨이 보장되는 등의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거 문제 역시 청년의 생활 방식과 문화를 고려한 복합적인 대책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구 교수는 "건물을 지어 청년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청년들은 월세와 관리비 부담이 큰데, 관리비 20만원에 월세가 70~80만원이라면 월급의 3분의 1에서 절반 가까이가 주거비로 나가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 자체를 낮출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청년 자치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청소 등 일부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거나 공유 주방 등 주거정책은 청년 문화 지원이 같이 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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