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심우정 '딸 특혜채용' 무혐의…실무진 '서류위조'는 수사의뢰
특혜 채용 지시 입증 증거 없어…심우정·조태열·박철희 무혐의
2026-05-27 13:47:00 2026-05-27 14:21:12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심우정 전 검찰총장 자녀의 외교부·국립외교원 특혜 채용 의혹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심 전 총장 등 주요 피의자들에게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특혜 채용이 있었다고 단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다만 채용 과정에서 서류 위조 등 별개 혐의가 포착된 관련자 2명에 대해선 공수처법의 '관할 범위 한계'를 이유로 별도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30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수처는 27일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진행한 심 전 총장의 장녀 심모씨 관련 특혜 채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직권남용 및 뇌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심 전 총장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박철희 전 국립외교원장 등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습니다. 
 
공수처가 들여다본 심씨 관련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 채용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 △장학금 수여 관련 등입니다. 
 
공수처 수사 결과, 심씨의 채용과 관련해선 석연치 않은 정황이 다수 파악됐습니다. 
 
2024년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 채용 건과 관련해선 △심씨 경력이 중복 기간을 제외하면 최대 22개월임에도 2년의 경력 요건 인정 △접수 기한 만료 이후 제출한 증빙 서류상 경력이 받아들여짐 △심씨가 공고일 당시 석사학위 소지 예정자였음에도 학위 요건이 인정된 점 등이 확인됐습니다.
 
2025년 외교부 연구원 채용 건에서도 △당초 경제 전공자 채용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공고상 전공 요건이 갑자기 '국제정치'로 축소 변경 △석사 취득 전 경력이 인정 △채용 부서 공무원이 면접시험 진행 전 심사위원들에게 심씨의 필기시험 답안이 잘 작성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 등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공수처는 특혜 채용이 존재했다고 단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정인 선발을 지시하거나 암시하는 내용의 증거가 없고, 심씨가 제출한 경력을 단순 합산하면 2년이 넘는 것으로 착오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외교부 채용의 경우도 담당자들이 채용 진행 경험이 없어 경력 인정 요건을 숙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 심씨 외 응시자 2명의 석사 취득 전 경력도 동일하게 인정됐다는 점 등을 무혐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장학금 건도 해당 재단의 선발 기준에 부합한다고 봤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사건과 비교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2025년 3월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심 전 총장 딸 채용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입니다. 자녀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조국 전 장관과 달리, 심 전 총장에게는 왜 다른 잣대가 적용되느냐는 지적도 잇따랐습니다.
 
이에 공수처는 시민단체의 고발을 받아 그해 4월3일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9월엔 외교부와 심 전 총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심 전 총장에 대한 직접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관련성을 추측하거나 판단할 만한 내용이 없어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결국 공수처는 심 전 총장을 무혐의로 처리했습니다.
 
다만 공수처는 채용 절차와 밀접하게 관련된 별개 범죄 혐의가 확인된 2명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습니다. 혐의는 채용 대상자의 경력 서류 관련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 외교부 공무원의 내부 보고 과정에서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죄입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해당 범죄 혐의가 심 전 총장 자녀와 관련된 것인지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외교부가 (자체 감사한 뒤) 넘긴 걸 공수처가 판단한 게 아니다. 저희 수사 결과 사문서위조 등이 포착돼서 경찰에 의뢰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수처가 직접 처분하지 못하고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공수처법의 관련 범죄 규정의 한계 때문입니다. 공수처법은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범죄를 고위 공직자와 직접 관련된 범죄에 한정하고, 사문서위조·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는 이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반면 특검법의 경우 증거 관계만 공통으로 해도 관련 범죄를 수사할 수 있어 공수처보다 훨씬 폭넓은 관할을 갖습니다. 공수처 수사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수처가 수사하는 게 실체적 진실 발견과 중복 수사 방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법상 관련 범죄 규정의 한계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여러 수사기관이 사건을 파악하느라 시간을 들여야 하는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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