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대구·경북(TK)에서 대통령을 몇 명이나 배출했는데 대구 경제가 엉망입니데이."
두류역 인근에서 만난 심모씨(남·50대·자영업)는 그동안 망가진 대구 경제를 생각하면 김부겸 민주당 후보에 눈길이 간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대구마저 밀리면 민주당을 견제할 곳이 없다"며 "경제 발전과 견제 사이에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구 수성구 중심지인 범어네거리 모습.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캠프 건물에 '전 경제부총리'라고 써진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이제 대구가 변할 때…쉽진 않을 것"
6·3 지방선거까지 10일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지난 25일 최대 격전지 대구를 찾았습니다. 대구 시민들은 김 후보를 '경제 발전',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를 '민주당 견제'라는 시각으로 이번 선거를 바라봤습니다.
여당 소속인 김 후보가 '예산 확보'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정체된 경제 발전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겁니다. 반면 추 후보는 '전 경제부총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 발전보단 민주당의 권력 장악을 막아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습니다.
젊은 층에선 김 후보를 찍겠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습니다. 자신을 '부동층'이라 소개한 박모씨(여·20대·취업 준비생)는 "계속 국민의힘 소속 인사가 당선됐으니 이번엔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며 "국민의힘에도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국민의힘 당원이었다는 강모씨(남·30대·회사원)도 "김부겸을 찍겠다"며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것을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분개했습니다.
다만 이전과 다른 '파란 훈풍'이 불어도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입니다.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이모씨(남·40대·회사원)는 "과거보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라면서도 "대구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박근혜 영향력?…연배 따라 달라"
실제로 김 후보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투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이는 민주당의 일방적 법안 통과와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수성못에서 김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이모씨(여·60대·주부)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려고 나왔다"며 "김부겸, 추경호 양쪽 주장을 찬찬히 듣고 투표를 결정할 심산"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김 후보 자체는 괜찮게 보고 있다"면서도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이후 법을 얼마나 마음대로 해왔나. 어쨌든 김 후보도 민주당"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심모씨는 공소취소 특검법을 두고 "법은 만민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민주당을 견제할 필요성에 무게가 쏠렸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따른 당·청의 불매운동 발언 거부감도 한몫했습니다. 수성구 중심지 범어네거리에서 만난 조모씨(남·40대·사업)는 "대통령이 기업 불매운동을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민주화운동이 5·18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초의 민주화운동은 대구에서 발생한 '2·28 운동'"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 전경. 서문시장은 대구를 방문한 정치인들이 자주 찾는 '단골 유세장'이다. (사진=김성은 기자)
민주당에 대한 비토론이 거세도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서문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김모씨(여·50대)는 "여당도 야당도 모두 똑같다"며 "선거철만 되면 시장에 와서 찍어달라고 한다. 결국 자기 이익 때문 아니냐"고 직격했습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판과 관련해서는 시선이 엇갈렸습니다. 김모씨(여·40대·시장 상인)는 "박 전 대통령도 많이 늙었다. 영향력이 예전 같을까 싶다"며 "연배에 따라 파장이 다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TK 고령층의 마음을 흔들진 모르지만 젊은 층의 표심 잡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해석입니다.
'보수의 텃밭' 대구에서도 '샤이 보수'가 있었는데요. 변모씨(남·70대·택시기사)는 "누구를 뽑을지 정하지 않았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구는 원래 '보수 지역'"이라며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의 늪에서 허우적대면서 대구 시민들의 실망감도 커진 상태입니다. 이에 민주당이 최초의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노리는 가운데 대구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난 25일 대구 시민들이 수성구 수성못에서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대구=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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