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진 기자]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이 내달 17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실효성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침체된 철강업계의 숨통을 틔울 지원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업계가 요구해 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방안 등이 끝내 K-스틸법 시행령에 담기지 못하면서 ‘절반의 기대’만을 모으고 있습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 중인 열연코일. (사진=뉴시스)
K-스틸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입법예고를 통한 의견 수렴 절차를 마치고 내달 17일 시행됩니다. 철강산업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저탄소 철강기술 지원, 중국산 철강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한 덤핑 대응 및 수입 규제 강화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법안 마련의 배경에는 철강 제품의 수출 부진이 꼽힙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25년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303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수출 감소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 1월 0.1% 증가한 외에 2월 -7.8%, 3월 -2.2%, 4월 -11.6%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수출 감소의 원인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유럽연합(EU)의 수입 규제 강화입니다. 지난해 미국 철강 보편관세가 시행된 3월 이후 많은 철강업체들이 미국 수출 물량을 유럽으로 돌리면서, 미국 시장 내 매출 감소와 유럽 시장 내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대책 등 실질적 지원책이 시행령에 포함되길 바랬습니다. 철강 생산 공정상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데다,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70% 넘게 오른 까닭입니다. 하지만 업계의 바람은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앞서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K-스틸법 회의에 출석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제소를 당할 가능성이 있고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구조조정을 기업 자율에 맡기기로 한 점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기업이 스스로 설비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 또는 감산을 선택했을 때 정부는 독과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적용 완화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인데 기업 자율에 구조조정을 맡긴 것 자체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구조조정 책임을 기업 자율에 맞기면, 울산 석유화학의 경우처럼 업체 간 입장 차로 인한 합의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법안 시행으로 철강업계의 반등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다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업계가 바라오던 쟁점들이 시행령에 제외된 점은 아쉽다”고 했습니다.
이원진 기자 blue4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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